▲ 서경환 중구의회 의장

쉼 없이 달려온 제6대 중구의회가 어느덧 반환점을 맞았다. 구민봉사를 다짐하는 의원 선서문을 낭독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의원 모두는 무언가 이루지 못한 채 어느새 임기를 절반이나 보냈나 하는 아쉬움과 후회도 있을 것이고, 남은 절반의 임기만은 제대로 보내야겠다는 결기와 다짐도 공존할 듯 싶다.

무엇보다 우리 선출직 스스로가 지난 절반의 임기를 되짚어 보고 문제점들을 잘 갈무리해 남은 2년의 레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알차고 의미있게 보내야겠다.

지난 2010년 의원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은 후 지금까지 6년여 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아 보자면 기본적 책무를 소홀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자기반성을 해 본다.

지방의회 의원의 역할중 기본은 입법기능일 것이다. 즉 자치법규의 근간인 조례를 제·개정하고 폐지하는 최종적 의결기관이 바로 지방의회이고 의원들은 구민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례를 만들고 다듬어 나가야 한다. 상위법령에 대한 부단한 공부가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두 번째 기능은 자치단체의 살림살이인 예산을 심의·확정하고 그 쓰임이 올바르게 이뤄졌는지 따져보는 결산의 승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주민의 소중한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세밀하게 살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리라 여겨진다.

세 번째는 집행부를 감시, 감독하는 것으로, 의견청취와 시정질문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바로 행정사무감사다. 오죽하면 행정사무감사를 ‘의정활동의 꽃’이라 하겠는가.

네 번째는 바로 주민의 대표기능이다. 주민의 대표자로서 그 책임을 지는 동시에 지역 내 각종 분쟁을 조정하고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다. 입법과 예산, 집행기관에 대한 통제, 주민대표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때 바로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진정한 ‘성공’이란 단어가 붙지 않을까 싶다.

그럼 왜 이런 기본들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 어렵기만 느껴질까. 상당수 지방의회 의원들이 겪는 고충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주민들은 직접 뽑아준 의원들을 보다 자주 가까이에서 보길 원한다. 그리고 대민접촉이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행사장에 얼굴을 내미는 것이다. 물론 의원 스스로가 원해서 행사현장을 찾는 경우도 있겠지만 하루에도 5~6개씩 열리는 크고 작은 주민 모임에까지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이내 주민들 사이에선 ‘선거 때면 표 달라 뻔질나게 다니면서 정작 뽑아주니 모른체하나’는 식의 빈정거림이 쏟아지기 일쑤다.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의원 입장에선 주민을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일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자치행정의 주역인 지역주민과 단체장, 지방의회의원이 보다 발전적으로 진취적인 관계로 동반 성장하기 위해선 구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꼼꼼히 따져보고, 집행부를 견제하고, 민원현장을 누비기에도 주어진 4년의 시간은 짧다. 선출직 의원들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전문성을 높여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정책들을 제시할 수 있도록 주민들도 당장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질타하기에 앞서 의원 개인에 대한 평가의 잣대를 달리해주길 기대해 본다.

서경환 중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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