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가죽공예가 김영민씨

▲ 가죽공예가 김영민씨가 울산 중구 태화동에 위치한 가죽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쓸수록 빛을 발하는 가죽의 매력을 알리고 싶습니다.”

울산시 중구 태화동에 위치한 작은 가죽 공방. 가게의 위치 선정부터 인테리어까지 어느 하나 그의 손을 거치치 않은 게 없다. 올해로 24세인 김영민씨는 나이는 어리지만 가죽공방의 어엿한 대표다.

울산에서 가죽을 배운다는 건 쉽지 않다. 더구나 청년의 손길을 통해 감각적이면서도 참신한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실제로 그의 공방은 SNS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가죽을 처음 접한 곳은 한국이 아닌 호주다. 가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호주에서 가죽지갑을 샀는데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그 지갑을 잃어버렸다. 그러던 와중에 가죽공방에서 그 지갑과 똑같은 지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갑을 만들기 위해 대구에 있는 한 가죽공방을 찾았다가 가죽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호주서 산 가죽지갑 매료
가죽공방 창업 꿈 현실로
정규수업 외 재능기부도

그는 그때부터 인생이 180도 변했다고 한다. 그의 전공은 디자인도 공예가도 아니지만 가죽공방을 차려야겠다는 꿈을 가진 이후 단 한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가죽공방을 차리면 누구보다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라고 할까요? 모든 것을 가죽에 쏟아 부었어요”라고 전했다.

나이가 어린만큼 창업을 준비하는 데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부모님의 반대를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아무래도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셨어요. 나이가 어린데 창업을 하겠다고 말씀드리니 걱정을 많이 하셨죠. 하지만 제가 만든 가죽공예품들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셨어요. 지금은 저를 많이 믿으시는 것 같아요.”

가죽공방에선 정규수업도 진행된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공예품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이 있다. 정규수업 외에 그는 매달 셋째주 토요일마다 가죽공예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무료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청년사업가들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했다. “누군가가 처음 뛰어든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모든 일에는 시작이 존재하는 법이잖아요. 전 지금까지도 후회가 없어요. 물론 당장 몇 년 뒤에 제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 진 모르지만 그것을 상상하는 자체도 또 하나의 설렘으로 다가와요. 그게 청년 아니겠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정다은 수습기자 ksdaeu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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