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남구 대현동의 특별한 주민운동

▲ 이웃간 인사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현동 주민들.

이웃간 인사로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누는 울산시 남구 대현동만의 특별한 주민운동이 시나브로 퍼져나가면서 지역 주민의 삶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웃간의 갈등에서 촉발되는 흉악한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현동의 주민운동은 이웃간의 사랑과 정이 넘친 과거 우리의 모습을 되찾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주민 80%가 아파트 거주로 소통 단절
서로 인사하기 범 주민운동으로 펼쳐
따뜻하고 긍정적인 동네로 점차 바뀌어

◇인사로 시작된 나눔, 도움의 손길로

대현동의 인사하기 운동은 지난 5월 초부터 시작됐다. 주민의 80%가 아파트에 살아 이웃 간 소통 단절로 인한 층간소음, 주차, 흡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였다. 주민센터가 시작한 운동은 지역 초등학교, 교회, 성당, 주민대표 등으로 추진위원회(위원장 김동한 대현초등학교장)를 구성해 범 주민운동으로 펼쳐졌다.

어린이, 아파트 통장 등 실천 리더와 16개 주민단체를 참여시켜 범위를 넓혀갔다. 캠페인에는 지난 5월2일부터 6월 말까지 2000여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캠페인이 펼쳐지는 날이면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학생들, 지나가는 차량도 차문을 내리고 “안녕하세요”로 화답하는 광경은 더이상 낮설지 않다.

캠페인의 긍정적인 효과는 주민들의 삶을 조금씩 윤택하게 바꾸고 있다. 대현동 주민 김명식씨는 “요즘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학생들에게 말만 걸어도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한다. 그런데 얼마전 대현초 앞을 지나다가 아이가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모습이 너무 반가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씨는 기쁜 마음에 아이스 커피 몇 잔을 사 주민센터에 가져다 주었다고 했다.

주민들간 인사로 시작된 나눔은 동네 분위기를 바꾸고 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 대한 도움의 손길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천사계좌 갖기 운동의 성과다. 현재 대현동 천사계좌 운동에는 주민 770여명과 가게 30여곳이 참여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일상 풍경 바꾸는 다채로운 가족행사도

대현동에서는 주민들의 삶의 풍경을 바꿀 다양한 행사도 열리고 있다. 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5월에는 ‘대현동 Mother’s Day’를 기획, 아빠와 자녀가 엄마를 위해 정성껏 요리를 만드는 가족 요리대회를 열었다. 80여 가족이 참여해 가족간 추억을 만들었다. 오는 8월에는 아이와 아버지가 참여하는 전통물총 만들기와 물총싸움을, 10월께에는 규모를 키워 가족 400여 팀이 참가하는 연날리기 대회를 연다. 학업과 경쟁에 지친 아이들이 가족, 이웃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이상만 동장은 “그 동안 동 행정은 주로 자생단체 몇 곳 위주로 흘러갈 때가 많았다. 일반 주민들은 무관심할 때가 많았는데, 어떤 행사든 주민이 주인공인 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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