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루베리 농업

▲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척과리에서 블루베리 농가를 하고 있는 이삼우·정옥순씨 부부가 제철을 맞은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은퇴후 번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베이비부머들이 늘면서 귀농·귀촌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울산의 귀농귀촌 인구도 2014년 기준 5년전인 2010년에 비해 72.3% 증가했다.

울산 인구의 14.8%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1955년~63년생)들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매년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서 퇴직자들이 대량 쏟아져 나오면서 귀농귀촌인구도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베이비부머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귀농귀촌 아이템(작물)을 소개한다.

이삼우·정옥순씨 부부 척과리서 6600㎡ 규모 농장 운영
30여년간 세탁소 운영하다 2013년 귀농 평생 소원 이뤄
울산 40여 농가 농사…5년전 ㎏당 5만원 지금 3만원선
타 작물에 비해 수익성 높지만 초기 투자비용은 높아

◇토양과 환경에 민감한 블루베리

지난달 30일 울주군 범서읍 척과리의 한 블루베리 농장. 이삼우(60)·정옥순(57)씨 부부는 이 곳에서 6600㎡(2000여평) 규모의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귀농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30여년간 세탁소를 운영했다.

취미가 분재인 이씨는 귀농을 통해 한적한 시골에서 나무를 가꾸고 살아가는 평생의 소원을 이뤘다고 한다.

블루베리는 지금이 한창 수확기다. 평소에는 이들 부부 둘이서만 농장을 가꾸지만, 노지재배의 경우 6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수확기라 지금은 하루 평균 4명의 일꾼을 쓰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수확작업을 시작하자마자 이씨의 농장 블루베리를 사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블루베리는 토양과 주변환경에 굉장히 민감한 과수로 분류된다. 이씨도 처음 귀농할 당시만 해도 30여개의 블루베리 품종을 식재했지만, 지금은 7~8개 품목만 남겨놓았다.

이씨는 “처음에는 내 땅에 어느 품종이 맞는지 모르니 시험삼아 묘목상이 좋다고 하는 품종 위주로 800그루 가량 식재를 했다”며 “식물은 동물보다도 환경에 민감하다. 그래서 아직도 최고로 잘 맞는 품종을 선정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 선택”

울산지역 귀농귀촌인들을 지원하는 울산시농기센터와 블루베리 농장주들은 블루베리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블루베리와 같은 과수의 경우에는 대부분 땅을 임대하기 보다는 매입해서 농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울산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땅을 임대해서 과수를 키울 경우 중간에 땅주인이 토지를 매각하게 되면 과수에 대한 보상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간혹 땅을 임대해 귀농을 하시는 분들도 해당 지역이 그린벨트에 포함되거나 발전가능성이 낮은 지역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또한 블루베리를 키우기 위해서는 산성 성질의 땅이 필요하며, 관수와 배수시설이 가장 중요하다.

블루베리는 뿌리가 깊게 내려가지 않는 특성상 조금만 물이 모자라도 말라죽고, 배수가 안 되면 쉽게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울산시농기센터 김경상 지도사는 “귀농하신 분들 중에서 (블루베리를 위한)배수조건이나 주변환경 조성이 안돼 4~5년 키우던 나무도 생산량이 떨어지고 고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일정 규모(2000㎡) 이상의 농지를 조성할 경우 농기센터에 신청해 식재 컨설팅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선배 귀농인들은 귀농 전 농기센터를 통한 귀농귀촌교육과 기초영농 등의 프로그램에 1년 이상 참여할 것을 추천한다.

◇5년 전부터 인기 초기비용은 다소 높아

블루베리가 울산지역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다. 10여년 전 블루베리를 시작한 이들이 울산지역 1세대로 분류되며, 2011년 이후부터 지자체의 육성사업과 농기센터의 교육 등으로 블루베리 농가가 늘어났다.

농기센터에 따르면 울산지역 블루베리 농가는 현재 40여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5년 전 블루베리 농장이 흔치 않던 시기에는 가격이 ㎏당 5만원 선까지 거래됐으나, 현재는 상품의 경우 3만원선에서 거래된다.

블루베리는 타 작물에 비해 수익성이 높지만, 그만큼 관수시설과 배수시설 등을 갖추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도 1000㎡당 4000만원 선으로 높은 편이다.

이씨는 “처음 농장을 조성할 때 기본으로 (1000㎡당)4000만원이 들어가고, 그 외에도 해당토지가 평지가 아니거나 관수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곳이면 비용이 더 올라간다”며 “하지만 울산지역 블루베리 공급량이 늘어난 만큼 수요도 늘어나 여전히 경제성은 괜찮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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