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회 부여서동연꽃축제가 7월8일부터 17일까지 충남 부여군 부여서동공원 궁남지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궁남지 연꽃. 부여서동연꽃축제추진위원회 제공

1000만 송이 연꽃이 내뿜는 향과 빛이 한여름 밤 꿈처럼 관람객들을 홀린다.

제14회 부여서동연꽃축제가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충남 부여군 부여서동공원 궁남지(宮南池) 일원에서 열린다. 역사·문화·생태·학습 테마로 형형색색 빛의 향연을 보여줄 연꽃 테마축제다.

세계유산 도시이자 백제역사의 중심인 부여는 울산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30분 거리(고속도로 요금소 기준). 축제기간이 아닐 때도 주말에는 수도권 등 근교에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연꽃축제 기간에는 전국에서 모이는 인파로 한층 들썩거린다. 특히 인근 주민들에게는 ‘궁남지 축제’로 더 알려져 있다.

“궁남지 축제요? 밤에 가면 불빛과 함께 물에 반사된 연꽃 자태가 환상적이죠. 개인적으로 밤에 가는 걸 더 좋아합니다. 낮엔 덥고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때가 있어요. 낮과 밤 분위기가 달라 시간대를 달리해 가보는 걸 추천해요.”

8일부터 17일까지 부여서동공원 궁남지
백제 무왕때 조성된 국내 최고 인공 연못
선화공주와 서동의 아름다운 사랑의 배경
33만㎡ 규모 부지에 50여종의 연꽃 만개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체험거리 다채

부여군 부여읍에 사는 황인선(24)씨가 귀띔했다. 그는 2012년 부여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입학해 대학원을 다니는 현재까지도 해마다 서동연꽃축제를 찾는다고 했다.

SBS드라마 ‘서동요’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부여 궁남지는 백제 무왕 35년(634년)에 만들어져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인공연못이다. ‘궁궐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연못 중심부에는 신선이 노니는 산을 형상화한 정자 포룡정(抱龍亭)이 있다. 그 위로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한 폭의 동양화를 옮겨놓은 듯하다. 경주 안압지(雁鴨池)와 자주 비교되지만, 궁남지는 차분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으로 백제의 예스러움이 묻어난다.

▲ 부여서동공원 궁남지.

훗날 백제 무왕이 된 서동(薯童)과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善化)공주와의 아름다운 사랑이 전해지는 배경이다. 서동요를 퍼뜨려 선화공주와 서동이 결혼했다는 설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궁남지는 고향 신라를 그리워하는 선화공주를 위해 무왕이 지은 연못이다. 연인이나 부부간에 궁남지 주변을 거닐며 서동과 선화공주가 된 것처럼 사랑을 속삭여보는 것은 어떨까.

서동연꽃축제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올해 주제는 ‘연꽃愛(애) 빛과 향을 품다’. 백련, 홍련, 가시연, 황수련, 물양귀비 등 약 33만㎡규모의 단지에서 펼쳐지는 50여종의 연꽃 향연은 화려한 야간 조명, 수상 공연장에서의 다채로운 쇼, 거리 공연, 테마별 체험 부스, 특판장과 함께 밤까지 이어진다.

▲ 연잎이 무성한 부여서동공원 궁남지에서 한 가족이 보트를 타고 있다.

오는 8일 오후 7시40분부터 열릴 개막공연은 창작 국악 뮤지컬 ‘서동의 노래’가 장식한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부터 무왕이 왕좌에 앉기까지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어 축하공연으로 가수 홍진영, 김완선, 김경민이 무대를 채운다. 축제기간 내내 백제문화와 관련한 지역 예술단체 공연과 대중가요 콘서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서문주차장 연지 주변에서는 부여군밥상연구회 주관으로 연으로 만든 음식 전시와 시식 코너가 마련된다. 연잎밥, 연무침 등 특미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나무 이젤을 이용한 남두희 작가의 연꽃 사진전, ‘시와 연꽃의 만남’을 주제로 한 한국문인협회 부여지부 주관 시화전도 축제장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부여서동공원 야간 조명.

특히 서동선화 나이트 퍼레이드와 연희단거리패 야외공연은 이번 축제의 꽃이다. 백제 전통복식과 전식을 활용해 서동과 선화공주의 나들이 모습을 재현한다. 두 행사 모두 축제기간 내내 오후 8시에 진행된다.

반면 궁남지의 야경을 돋보이게 해줄 이궁(離宮)존, 러브테마존, 순결존, 설화존, 마(薯·서)터널 투사존, 로맨틱존 등은 상시 관람 가능하다. 부여서동공원 일대를 조명경관시설로 장식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야간 촬영준비는 필수다.

부여서동연꽃축제에 참가하면 ‘서동선화 워터슬라이드 풀장’은 덤이다. 지난 1일 서동공원에 개장해 이달 말까지 한시 운영되는 물놀이시설이다.

‘서동선화 워터슬라이드 풀장’은 높이 3m, 에어슬라이드 구조물 2개로 구성됐다. 1000명 가량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고, 수심 60~70㎝인 대형 풀장 3개를 갖췄다. 또 풀장 내 탈의실과 화장실, 스낵바와 휴식을 위한 편의시설이 운영된다. 이용요금은 1일 1인당 5000원.

부여서동연꽃축제는 입장료와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문의: 부여서동연꽃축제추진위원회 (041)830·2211, 홈페이지 lotusfestival.kr 김예현수습기자 yh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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