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규모 5.0 지진 관련 전문가 4명 전화인터뷰
“쓰시마-고토 단층”…“주향 이동단층” 원인 이견
“대지진 전조”…“우려할 수준 아니다” 혼란 가중

▲ 홍태경 연세대 교수

지난 5일 오후 울산 동쪽 해역에서 일어나 전국을 흔든 규모 5.0 지진의 발생 원인을 두고 전문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또 이번 지진이 향후 한반도 대지진의 전조라는 입장과 지나친 우려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쓰시마-고토 활성 단층이 원인

우선 이번 지진이 쓰시마-고토 단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6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쓰시마-고토 단층은 대마도 서쪽 가장자리를 지나 남쪽과 북동 방향으로 진행해 동해까지 연결돼 있는 단층으로 굉장히 긴 단층이다.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곳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 2012년 발생한 국내 지진도 쓰시마-고토 단층에서 발생했는데 이번에도 거의 같은 위치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그 단층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강 교수는 “지하 10㎞ 아래 동해 해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눈으로 단층을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쓰시마-고토 단층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쓰시마-고토 단층은 위치나 지진방향으로 보면 동해안과 나란한 방향으로 갈라지고, 단층 발달방향(북쪽으로 갈라지는 방향)과 지진 방향도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강태섭 부경대 교수

◇주향 이동단층 어긋나 발생

이에 반해 지헌철 한국지질자원 연구원 지진센터장은 “이번 울산 앞바다 지진은 주향 이동단층에 의한 것으로 일부에서 제기하는 일본 쓰시마-고토 활성 단층과의 연관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 센터장은 “울산은 부산~경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과 경주~울산으로 이어지는 울산단층 등 지질학적으로 주변에 각종 단층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며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어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지속적으로 받은 외부 압력을 이기지 못해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전례에 없던 지진이 아니라,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현상은 아니다. 일부에서 제기한 활성단층인 쓰시마-고토 단층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결정적으로 단층 구조가 역단층에 가까워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 지헌철 지진센터장

◇과한 우려 VS 대지진 전조

원인을 달리 보는 만큼 향후 대지진 등 한반도에 닥칠 지진 예측에서도 분석이 엇갈렸다.

지헌철 센터장은 “지진은 기본적으로 작은 규모의 지진이 모여 나중엔 큰 지진으로 이어지는데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하려면 최근 20~30년간 5~6규모의 지진이 여러 번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울산은 그렇지 않다”며 “예를 들어 7.3 규모였던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 근처 단층에서 30년 안에 규모 6 이상 지진이 세 번이나 일어났다. 100년 안으로 기간을 늘리면 10번 이상 발생한 것이다. 국내에서 규모 5.5 이하의 지진은 일어날 수 있지만, 우려할 수준의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단층들이 서로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 오창환 전북대 교수

반면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확실한 것은 한반도 주변 단층이 움직인다는 것과 동-서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도 활성단층의 충격이 일어나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지진 주기가 내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작은 위험이라도 막으려면 예방이 시급한데 현재 국내 내진설계로는 안된다”고 밝혔다.

원인과 예측에서 분석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전문가들 모두 향후 지진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 자료 데이터화로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의 분석과 의견이 엇갈리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씻기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진은 났는데 원인은 무엇인지,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니 더욱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김예현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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