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 마중물 기대
8조6254억원 투입 초대형 공사

▲ 박종석 고리원자력본부 신고리2발전소 안전팀장

정말 요즈음 접하는 국내외 경제 뉴스를 보면 끝모를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조선 경기 불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에만 국내 조선업계에서 1만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영국은 국민투표로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결정했고 세계 경제는 말 그대로 한 순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대혼돈의 길로 접어 들었다. 이를 두고 저명한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대규모의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각 국에서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예견이 현실화된다면 신고리 원전이 위치한 울산의 지역경제는 엎친데 덮친 격이 돼 더욱 더 어려운 상황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6월23일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가 승인됨으로써 암울한 지역경제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을 전했다. 건설에 대한 많은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건설허가를 최종 승인한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란 측면 뿐만 아니라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의 양산을 일단락 짓는다는 면에서도 실로 환영할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신고리5·6호기는 약 7년간 총 공사비 약 8조6254억원이 투입되며 공사기간 동안 연인원 800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대형공사로, 이 기간 동안 울산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는 9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1600억원의 특별지원사업과 매년 100억원의 기본지원사업 및 사업자지원사업, 4000억원의 지역주민 고용 및 지역업체 참여 등을 통해 울산지역의 경기 회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핵심설비를 제외하면 원전설비와 제조공정이 비슷한 조선업의 실직 인력을 원전건설에 참여시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천우신조 같은 적기에 건설의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노력한 관계자들의 노고에도 감사를 드린다.

신고리5·6호기는 ‘건설허가안’심의 단계부터 찬반 양론으로 논란이 뜨거웠다. 그 중에서도 원전 밀집에 따른 다수호기 리스크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다수호기 건설의 안전성 심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후쿠시마, 스리마일섬, 체르노빌원전 사고가 그것이다. 후쿠시마는 쓰나미라는 공통원인에 의해 1개의 원전을 제외한 모든 원전에 문제가 발생했고, 반면 스리마일섬과 체르노빌 원전에서는 특정 원자로 운전 문제로 인해 사고가 한 원전에 국한됐다. 이미 우리나라의 규제기관은 신고리5·6호기에 대해 지난 4년간 이러한 해외 사례 등을 종합 반영한 안전성 검토를 수행했고 여기서 나온 다수호기 리스크, 중대 사고, 고밀도 인구 지역과의 이격 등 제반 문제에 대해 안전성 확보를 완료했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일지라도 일부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안전이 없다면 그 어떤 소리도 공허한 외침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안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향후 60년간 상업운전을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해 나갈 때만이 원자력 산업은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나아가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안전성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한 신고리5·6호기는 2020년대 안정적 전력공급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우리 자녀세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내 자녀의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정성과 성심을 다해 건설해 나아갈 때 명실공히 ‘지역상생’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제는 곧 건설에 착수하게 되는 신고리5·6호기에 대해 소모적인 찬반 논란은 그만 접어야 한다. 보다 건설적인 논의로 신고리5·6호기가 정말 어려운 이 시기에 지역경제 활성화의 불을 환히 밝힐 수 있도록 서로가 고심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신고리5·6호기 건설승인이 이 지역의 번영과 화합의 새로운 촉매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종석 고리원자력본부 신고리2발전소 안전팀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