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무궁화 봉사단

▲ 무궁화 봉사단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밑반찬 만들기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나눔텃밭에서 손수 수확한 농작물로 정(情)이 듬뿍 담긴 도시락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묵묵히 나눠주는 부모와 자녀들이 주축이 된 봉사단이 있다. 10년째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봉사단의 노력으로 각박해진 사회를 조금씩 밝히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008년 이웃사랑의 정신을 자녀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울주군 범서읍 학부모들이 꾸린 ‘무궁화 봉사단’.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녀들이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이들의 따뜻한 봉사는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

초등생 자녀와 함께 시작한 봉사활동
10년째 이어오며 더불어사는 삶 실천
나눔텃밭서 땀흘려 길러낸 농작물로
도시락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 전달

지난 8일 장맛비가 그치자마자 ‘무궁화 봉사단’은 범서읍 중리의 텃밭으로 향했다. 지역의 홀몸노인가정과 다문화가정, 그리고 저소득층 가정에 나눠주기 위해 봉사단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텃밭에는 양파, 감자, 마늘, 상추, 대파, 고추, 돼지감자, 매실, 양파, 엄나무 등 다양한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이날 선택된 작물은 양파와 감자. 모두 20박스가 수확됐다. 봉사단은 15박스를 차량에 실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했다. 나머지 5박스는 밑반찬 봉사에 활용하기 위해 봉사단 사무실로 옮겼다.

무궁화 봉사단은 일주일에 1번씩 한자리에 모여 여러가지 밑반찬을 만든다.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요리를 하면서 가족애(愛)도 한층 깊어진다. 완성된 밑반찬을 배달하는 일은 청소년들의 몫이다. 어느새 고등학생이 된 자녀들은 조를 맞춰 밑반찬을 싸들고 어려웃 이웃을 찾아다닌다. 밑반찬 전달만 하는 게 아니라 외롭게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의 말벗도 하고, 필요한 생활 필수품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본다.

봉사단은 매년 1차례씩 우리이웃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일일장터도 열고 있다. 직접 재배한 농작물, 그리고 학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만든 요리를 판매해 그 수익금 전액을 이웃돕기에 기부하고 있다.

이밖에도 환경정화, 노인요양원 봉사, 저소득층 아동 학습지도 등 봉사단은 재능기부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시도하고 있다.

노미경 무궁화봉사단 대표는 “‘함께라면 할 수 있다’라는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어르신들께서 일요일만 기다리신다고 하니, 시간이 갈수록 책임감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들의 보람있는 주말 보내기를 통한 책임감있는 사회인 육성이야말로 모든 어머니들의 바람이고, 무궁화봉사단의 목표”라며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봉사단 활동은 청소년들의 애향심 고취는 물론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법을 저절로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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