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팝아트 디자이너 이연경씨

▲ 이연경(29)씨는 ‘팝아트 초상화’를 통해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들을 그림 속에 담아주고 있다.

최근 선물을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색적이면서도 단 하나뿐인 선물을 만들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유에서다. 울산에도 그런 특별한 선물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에서 작은 미술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연경(29)씨는 ‘팝아트 초상화’를 통해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을 그림 속에 담아주고 있다. 그는 SNS 등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고 연예인 협찬까지 해준다.

‘팝아트 초상화’는 아크릴물감을 사용해 그린 초상화로 만화적 특징을 살린 뚜렷한 윤곽선과 단순화된 형태가 특징이다. 그림이기 때문에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운 순간을 담을 수 있고, 비싼 선물대신에 정성을 전달하고 싶다는 이유로 최근에는 주문제작외 직접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했다.

친구에 그림 선물 인연
우연한 기회 창업 시작해
SNS 인기로 연예인 협찬
매주 무료 재능기부 수업도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특별했다. 미술대학을 나와 방과후 교사, 미술학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진로를 잡지 못한채 일을 하던 도중 우연히 친구 가게에 ‘팝아트 초상화’를 그려주게 되면서부터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누구냐. 나도 부탁을 하고 싶다’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후 그림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게 되면서 창업을 하게 됐다.

“창업을 꿈꿔왔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아둔 돈이 없었어요. 달랑 5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오히려 잃을 게 없어서 그런지 더 당차게 이겨내왔던거 같아요.”

그는 창업을 하면서 지식이 부족해 힘든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림은 예술작품인 만큼 저작권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려주기만 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실컷 그림을 다 그려주고도 잔금을 못 받았던 적이 있어요.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계약서가 모든 것을 보장해주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겐 항상 저작권을 강조해요.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작품을 지킬 수 있는 길이거든요”

그는 2년째 매주 월요일마다 달동에 있는 장애인 센터에서 아이들에게 무료로 재능기부 수업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팝아트 초상화’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그 또한 행복했다고 한다.

그는 “청년들에게 사업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스스로 홍보할 수 있는 법을 찾는 게 이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정다은 수습기자 ksdaeu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