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시간대 외출·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 보충·음주 삼가야

▲ 이성호 울산 중부소방서장

장마철이지만 볕이 따갑고 아스팔트가 이글거리는 무더위도 함께 찾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35℃를 오르 내리는 폭염특보가 발령된 시간을 일수로 계산하면 지난 2011년 7.5일을 기점으로 점차 증가해 2013년 18.5일을 기록했다. 연평균 11.7일 가량 살인적인 무더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무더위로 인한 사망자도 5년간 47명이 발생했고, 응급출동 또한 연간 500여건 이상이니 폭염에 대해 현명하고 건강한 예방과 대비가 절실히 요구된다 할 것이다.

폭염으로 발생하는 일반적인 위험으로는 경련과 탈진, 실신, 부종 등을 동반한 일사병과 열사병 증상이다. 일사병과 열사병처럼 열에 노출돼 나타나는 증상을 ‘열 피로’라고 한다. 햇볕이나 온도가 높은 곳에 장시간 있었을 때 몸을 움직이기 어렵고, 체온이 40℃까지 올라가면서 어지럼증이나 두통, 복통과 구토가 발생하면 일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심할 경우 실신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이 뜨거우면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응급처치를 해줘야 한다.

일사병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그늘이나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체온을 낮춰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얼음주머니나 찬 수건을 이용해 몸의 체온을 떨어뜨려주고, 꽉 낀 옷은 느슨하게 풀어 몸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으며 다리를 머리보다 약간 높게 올린 상태로 누워있는 것이 생리적 흐름을 좋게 해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럼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열 피로 예방과 대처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은 열 피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자제해 열에 대한 노출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둘째, 식사는 가볍게 하고 수분 보충은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시원한 음식과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고 이온음료나 과일주스는 갈증이 없어도 규칙적으로 마셔 수분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어둡고 두꺼운 몸에 달라붙는 옷은 피해야 하며 뜨거운 햇빛은 차단해야 한다. 갑작스런 더위는 물론이고 기온이 높지 않아도 습도가 높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넷째, 냉방기 사용은 적절하게 하고, 매 시간마다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집 안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주방기구 사용은 자제하고 냉방기는 적정온도인 26~28℃를 유지해 바깥온도와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한다. 오랜시간 창문이 닫힌 공간이나 차 안에 아이들과 애완동물을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은 삼가야 한다. 나이나 체질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열 손상을 방지해야 하고, 몸의 수분을 빼앗는 커피나 술은 피하고 오이나 수박 등 수분함량이 높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런 주의에도 불구하고 만일 더위에 노출된 환자를 발견했다면 119에 즉시 신고하고 그늘진 곳이나 시원한 곳으로 환자를 이동시켜 줘야 한다. 시원한 물을 많이 마시게 해주는 것이 좋지만 의식이 없는 환자는 오히려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울산소방본부는 현재 관내 4개 소방서에서 27대의 구급차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면 구급차량에 얼음조끼와 구강용 전해질 용액 등 폭염장비를 구비하고 있으며, 구급대원들은 구급지도의사 전문교육을 통해 폭염환자의 신속한 현장대응에 늘 준비돼 있다.

환경파괴 등 여러가지 이유로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로 점점 빠르게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해져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방치하면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미리미리 대비해 나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모두의 건강을 지켰으면 한다.

이성호 울산 중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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