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산전어축제 행사장 안에서는 노릇하게 구워진 전어구이를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삼천포팔포상가번영회 제공

“킁킁~” “흡흡~” 자연산 전어축제 방문객들의 코와 입술이 분주하다. 석쇠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전어 냄새가 먹거리 장터를 가득 채운다. 갓 구운 자연산 전어의 흰 속살을 “호호” 불어가며 먹다보면, 금방 아쉬운 듯 “쩝쩝” 입맛을 다시게 된다. ‘삼천포항 자연산전어축제’에는 방문객들의 ‘맛있는 소리’가 가득 들어찬다.

27~31일 서금동 팔포매립지 일원
다양한 전어요리 한자리서 맛보고
맨손전어잡기·깜짝경매·골든벨 등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도 다채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제15회 삼천포항 자연산전어축제가 경남 사천시 서금동 팔포매립지 일원에서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잡수시고! 노시고! 주무시고 가이소!’라는 슬로건을 내건 자연산전어축제는 지역축제로는 드물게 10년 넘도록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02년 깨끗한 남해에서 잡히는 자연산 전어의 참맛을 알리기 위해 처음 시작된 먹거리 축제다.

7월 말부터 토실토실 살찐다는 전어는 고소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사천 광포만 인근에서 많이 잡히는 전어는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로 그 명성을 전국적으로 떨쳐왔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익히 알려져 왔지만 여름에는 전어의 뼈가 연하고 살도 제법 올라있어 식감을 더해준다.

탄력 있는 쫄깃함과 씹어서 바로 삼킬 수 있는 뼈. 전어 회는 전어의 참모습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추장과 특제 양념으로 무침을 하고, 바삭하게 구운 구이까지 전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른 생선에 비해 기름기가 많은 전어는 구울 때 냄새가 1㎞밖까지 퍼진다고 한다. 멀리 집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를 맡고 돌아올 법도 하다.

전어는 맛도 맛이지만 영양도 풍부하다. 두뇌기능 발달에 좋다는 ω(오메가) 3계열의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을 비롯해 콜레스테롤 체지방을 분해하는 타우린, 칼슘도 풍성하게 들어있다. 뙤약볕이 연일 내리쬐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 지난해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자연산 전어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맨손전어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삼천포팔포상가번영회 제공

◇‘먹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전어축제

전어축제 행사장 인근에는 제각기 전어요리 솜씨를 뽐내는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다. 인근 횟집들은 행사장 거리로 나와 갓 잡은 전어를 한 가득 담아낸다. 남해를 바로 마주하고 있어 바다 냄새를 맡으며 전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행사장 내부로는 수십 개의 간이 천막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원하는 전어 요리를 사서 한자리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치 국수 먹듯 “후루룩” 집어삼킬 수 있는 전어무침과 갓 구워낸 전어구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자연산 전어축제를 찾아야 하는 이유 중에는 전어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의 즐거움을 더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기 만점인 ‘맨손전어잡기’가 대표적이다. 또 주부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깜짝 경매’ 시간도 마련돼 있다. 게릴라성으로 진행되는 경매에서는 전어를 비롯한 남해바다의 특산품과 건어물을 특가에 살 수가 있다.

이외에도 ‘전어 빨리 먹기 대회’ ‘전어 골든벨’ ‘전어 무료시식행사’ 등 전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체험행사가 다채롭다.

◇여름휴가는 짙푸른 남해바다에서

전어축제 행사장에서 전어를 양껏 먹었다면 볼거리를 찾아 나서보자. 해가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시간이 되면 전어냄새로 가득했던 행사장은 화려한 불꽃축제와 아름다운 예술 공연으로 가득 찬다.

축제 첫날인 27일 불꽃놀이와 우슈 시범으로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또 축제 5일간 지역민들이 선보이는 ‘실버합창단 공연’ ‘한국무용단 공연’ 등이 행사장을 빛낸다.

29일 저녁에는 인기가수 박재범과 미라클밴드의 축하 공연도 마련돼 있어 젊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푸른빛이 감도는 남해바다를 돌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을 수상한 ‘삼천포대교’는 넓은 바다와 조명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짙푸른 남해바다와 놀라운 기암괴석 그리고 고소한 전어까지. 만약 이번 여름휴가 행선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함께하는 ‘삼천포항 자연산전어축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055)832·8568. 전효성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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