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기둥에서 폭염 쫓기

▲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여름철이다. 폭포를 찾아 장쾌한 물줄기를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장마철에 수량이 넉넉해진 폭포에서 하얀 포말을 내뿜는 폭포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더위를 날려보낼수 있다. 사진은 경북 청도 학소대 폭포.

올해 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4~5일 늦은 7월말쯤 끝날 전망이다.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인근에 있기 때문이다.

장마가 끝나면 8월초부터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 여름 휴가는 8월 초순부터 상순까지 최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무덥고 습한 날이 많아지면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푹푹 찌는 무더위는 선뜻 휴가지를 어디로 정할지 곤란하게 만든다.

장마철에 수량이 넉넉해진 폭포를 찾아 장쾌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얀 포말을 사방팔방 내뿜는 폭포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더위를 확 날려보낼수 있다.

폭포속으로 몸을 던져 물을 맞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이미 오싹하지 않은가.
폭포수는 세속의 번뇌를 잊게 해주고 자연의 조화로움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들을 때마다 운치와 맛이 다르며 청명한 소리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하얀 물줄기가 한여름에도 물기를 머금은 바람을 일으켜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 양산 천태사에서 등산로를 따라가면 만나는 용연폭포. 높이 20m에 급경사 지형이어서 갈수기에는 수량이 적지만 비가 내린 뒤에는 수량이 불어 장관이다.

폭포는 대체로 원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짙푸른 색의 소(沼)와 함께 한다.
푸른 이끼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햇살이 원시림의 틈새로 살짝 비집고 들어오는 곳.
천둥소리 같기도 한 폭포 소리는 적막함 속에서 포효하는 하늘의 화음이다.
천년만년 묵은 억겁을 벗겨내듯 매미소리와 새소리도 화음을 이룬다.
우람한 폭포 소리는 아름답고 시원하며 신비롭고 청명하게 영혼을 일깨워준다.
모든 계곡의 폭포는 모양도, 소리도 자기만의 개성과 운치를 지니고 있다.
필립 레너드(Phillip Lenard)가 발견한 ‘폭포수 효과’를 체험해볼 여름이 무르익었다.

하얀 물보라에 음이온…상쾌한 ‘폭포수 효과’
공기속 비타민 여름철 건강 비법
낙차 5m 이상 폭포 울산 인근 51곳
영남알프스 중심 19개 산에 산재

‘레너드 효과’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바위에 의해 부서지면서 생긴 물방울에 의해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음이온은 ‘공기속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폭포수 음이온은 미세한 물방울이 생성될 때 수천만 개 이상의 잉여전자가 물방울에 붙어 있다가 공기 중의 입자와 충돌하면 음이온이 나온다.

공기 흐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방울이 증발하는 데 약 720초가 소요돼 음이온은 약 10m거리까지 퍼져나간다. 음이온 건강증진 효과는 자연치유력과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 공개된 수천편의 연구보고서로 입증됐다.

폭포수의 하얀 물보라에서 음이온이 발생해 신체에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 흐르는 물소리가 뇌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것.

일부러 폭포수를 찾아가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는 이유도, 폭포 지역에 가면 누구든지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울산 주변에는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낙차가 5m이상 되는 폭포가 51개나 된다고 <영남알프스 폭포 기행> 저자 진희영(중앙농협 신복지점장)씨는 밝혔다.

가지산, 백운산, 상운산, 지룡산, 운문산, 억산, 북암산, 구만산, 문복산, 재약산, 간월산, 신불산, 천황산 등 19개 산에 흩어져 있다.

산을 즐겨 찾는 사람들은 여름철에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으로 폭포여행을 꼽는다.

폭포가 있는 계곡에 가서 크게 소리를 내어보자.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스트레스를 폭포수 포말 속으로 날려버리자.

▲ 홍룡폭포는 양산시 상북면 홍룡사 경내에 있으며, 양산팔경 중 한 곳이다. 여름에는 유량이 풍부해 우렁찬 소리가 계곡을 울리고 떨어지는 물보라에 오색 무지개가 형성된다.

◇파래소폭포=울산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신불산자연휴양림)

파래소폭포는 신불산자연휴양림 왕방골 계곡을 따라 오르면 나온다. 높이 15m로 세차게 떨어지는 모습이 위압적이면서도 아름답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도 깊고 넓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의미의 바래소에서 지명이 유래됐다. 예로부터 중추절에 언양 주변 아낙네들이 모여 하루를 즐기던 곳이었다.

구한말 박해 당시 천주교 신자들이 은둔했던 폭 7m, 높이 1.2m의 굴이 가까이 있다. 굴 주변에 산죽이 많아 죽림굴(竹林窟)이라고 불린 곳이며 국내 유일의 석굴 공소(公所)였다. 1840년부터 1868년까지 천주교 박해를 피해 많은 신도들이 이곳에 은신하며 예배드렸고, 주변에 움막을 짓고 토기와 목기를 만들거나 숯을 구워 생계를 이어갔다.

폭포자연휴양림에는 노각나무, 들메나무, 서어나무, 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우거져 있고 능선에는 나무들이 자생하지 못해 참억새 밭이 무성하다.

휴양림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의 신불산·간월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6·25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장으로서 현재 전망대가 위치한 장소가 당시의 빨치산 지휘소였다고 한다.

◇홍류폭포(虹流瀑布)=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알프스리(신불산)

홍류폭포는 1000m를 넘는 산들이 장엄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영남알프스 중 간월사지 뒷편 신불산 중턱 계곡에 있다. 작천정을 따라 골짝 깊숙이 들어가면 등억알프스리가 나온다. 급히 솟은 산봉우리는 하늘을 찌를 듯하며, 계곡은 더운 여름에도 냉기가 감돈다.

신라시대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간월사지를 돌아본 뒤 서쪽 소계곡을 따라 약 1㎞쯤 오르다 보면 단조봉에서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물소리 나는 쪽의 계곡을 따라 오르면 마치 은하수라도 떨어지는 듯, 높은 절벽 위에서 물줄기가 떨어져 내린다. 폭포수의 높이가 약 33m나 된다. 이 폭포수는 흩어져서 봄에는 무지개가 서리며 겨울에는 고드름이 절벽에 매달리고 위에서 흩어져 내리는 물은 아래에서 눈이 되어 희게 쌓인다고 한다.

◇홍룡폭포(虹龍瀑布)=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산 129(천성산)

홍룡폭포는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홍룡사(虹龍寺) 경내에 있으며, 양산팔경(梁山八景) 중 하나이다. 본래는 홍롱폭포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홍룡으로 부르다가 지금은 홍룡폭포라고 부른다. 천성산 남서쪽 경사면에 위치하며, 천성산 제1봉에서 발원한 대석천이 폭포를 지나 서쪽으로 흐르다 양산천에 합류한다.

상, 중, 하 3단 구조로 되어 있어 물이 떨어질 때 생기는 물보라가 사방으로 퍼진다. 이때 물보라 사이로 무지개가 보이는데 그 형상이 선녀가 춤을 추는 것 같고 황룡이 승천하는 것 같다. <양산시지>에 따르면 ‘홍룡’의 지명 유래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보라가 무지개를 만들면 무지개를 타고 황룡이 승천하는 것 같다고 하여 지어졌다. 여름에는 유량이 풍부해 우렁찬 소리가 계곡을 울리고 떨어지는 물보라에 오색의 무지개가 형성된다.

홍룡폭포의 하단은 2개의 폭포가 더 있다. 초기에는 5단의 폭포였고 폭포의 이름은 오룡폭포(五龍瀑布) 였다. 상폭포의 왼쪽에 홍룡사의 관음전이 있다. 폭포 아래에는 홍룡사와 함께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가홍정(駕虹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가홍정은 1918년 석은(石隱) 이재영(李宰榮)과 죽우(竹友) 권순도(權順度)가 함께 세웠다. 폭포 아래 시원하게 뻗어있는 계곡은 피서철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며, 상류인 원효산 정상 못 미친 곳에는 원효암이 있다.

양산팔경은 제1경 영축산 통도사, 제2경 천성산, 제3경 내원사 계곡, 제4경 홍룡폭포, 제5경 대운산 자연휴양림, 제6경 오봉산 임경대, 제7경 배내골, 제8경 천태산이다.

◇용연폭포(龍淵瀑布)=경남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천태산)

용연폭포는 양산 천태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20여 분 올라가면 오른편 계곡에 나타나는 폭포이다. 높이는 20m이며, 70도 이상 급경사다. 갈수기에는 수량이 적지만 비가 내린 이후에는 유량이 불어 장관을 이룬다. 폭포 앞에서 신도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경부선 원동역에서 노선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1022번 지방도을 따라 15분쯤 가다보면 천태사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부터 도보로 천태사를 지나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용연폭포에 이른다. 천태산(해발 632m)은 양산 원동면 용당리와 밀양 삼랑진읍 암태리 및 행곡리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천태산 정상을 중심으로 소계류가 발원해 3개의 계곡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 북동쪽 산록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내포로 흘러 원동천에 유입되고, 북서쪽의 산록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안태천을 형성하여 안태호로 유입되며, 남쪽의 산록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천태호로 유입된 후 다시 신곡천으로 흘러든다. 글·사진=박철종기자

글·사진=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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