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은퇴 선언…프로 통산 최다 706경기 출전
9월18일 문수축구경기장 울산-포항전서 은퇴식

▲ 한국 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46)가 은퇴한다. 사진은 프로 데뷔팀 울산현대 소속으로 골문을 든든히 지키던 그의 모습.

한국 프로축구와 울산현대의 레전드 김병지(46)가 골키퍼 장갑을 벗고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병지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고마웠다. 선수로서 보낸 35년을 추억으로 저장하겠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FA시장에 나온 그는 현역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끝내 현재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해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1970년 생으로 경남 밀양 출신인 김병지는 1992년 울산 현대에 입단,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축구 통산 최다인 706경기에 출전한 그는 지난해 9월23일 수원전에 출전하면서 통산 최고령(45세5개월15일) 출전 기록과 통산 3골로 골키퍼 부문 최다 득점자에 올라있다. 또 역대 리그 통산 최다 무실점(229경기) 기록도 갖고 있는 등 골키퍼는 물론 축구선수로서 뜻깊은 기록을 숱하게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국가대표로도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았으며, A매치 통산 61경기를 소화했다.

김병지는 첫 프로팀인 울산에서의 추억이 크다.

김병지가 프로에서 활약한 24시즌 동안 출전한 706경기 중 가장 많은 223경기를 울산에서 뛰었다.

특히 K리그 최초 골키퍼 득점을 기록한 1998년 포항전 경기는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회자되는 명장면이자 본인 스스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포항이 승리함에 따라 울산은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결승에 진출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절실히 골이 필요했던 울산은 총공격에 나섰고, 종료직전 마지막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김병지가 헤딩으로 득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골은 K리그 역사상 최초의 골키퍼 득점으로 기록됐다.

울산은 김병지의 골을 원동력 삼아 2차전을 2대1로 승리했고, 승부차기 끝에 결국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울산과 포항의 라이벌전이 더욱 불을 붙게 된 계기가 되는 명경기였다.

선수나 팀 모두 추억이 많은 만큼 김병지의 은퇴식도 특별하게 마련된다.

울산은 오는 9월18일 오후 2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울산과 포항의 153번째 ‘동해안더비’에 김병지 은퇴식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병지가 울산을 떠나 활약한 곳이 포항으로 현역시절 활약했던 두 팀의 라이벌 경기에서 은퇴식을 갖게돼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울산은 이날 울산을 넘어 ‘한국축구 레전드’인 김병지의 위상에 맞는 은퇴식을 준비할 계획으로 세부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