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교수 7명 참여...‘하이퍼루프’ 원천기술 선점

5년간 연구비 14억 투입

▲ UNIST 정연우 교수가 디자인한 ‘하이퍼루프’의 시안.
UNIST가 서울과 부산을 단 16분 만에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HyperLoop)’ 핵심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 중 최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안으로 캡슐 형태의 열차가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나르는 시스템이다. 지난 2013년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제시했으며, 철도 등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최소의 비용으로 건설과 운행이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공기가 제거된 진공 튜브에서는 저항이 거의 없어 최대 시속 1200㎞/h의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비행기(800㎞/h) 속도를 능가하고, KTX보다 4배 빠르다.

UNIST가 개발할 핵심기술은 열차의 이동 시 발생하는 마찰과 튜브 내 공기의 저항을 줄이는 부분이다. UNIST는 5년 동안 14억원을 투입해 연구할 예정이며,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이재선 교수를 비롯한 7명의 교수가 참여한다.

연구진은 튜브 내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열차 앞부분과 내부에 설치할 ‘공기 압축기’를 설계할 계획이다. 공기 압축기는 수축된 열차 앞쪽 공기를 빨아들여 열차 뒤로 내보내면서 공기저항을 줄이고 추진력을 얻는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열차는 튜브 안에서 공중에 뜬 채 이동하게 되는데 열차가 뜰 수 있도록 자석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원리를 이용한 자기 부상 방식이 도입된다. 자기 부상 방식은 전력 공급량이 많이 필요한 단점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터널 상부에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등 전력 공급시스템도 개발된다.

연구진은 1차연도에 연구 방향과 콘셉트를 확립하고 2·3차연도에 상세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4차연도엔 성능 테스트를 수행하고 5차연도에 실물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 생활에 도입되기까지는 10년이 될지 20~30년이 걸릴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UNIST는 국제적 흐름과 연구 방향을 공유하고 하이퍼루프 연구에 나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21일 ‘하이퍼루프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UNIST 교수뿐 아니라 캘리포니아대 크레이그 호젯(Craig Hodgetts) 교수, 데겐도르프 공대 요하네스 클루스파이스(Johannes Kluehspies) 교수, 철도기술연구원 이관섭 팀장, 한국기계연구원 한형석 실장이 연사로 초대됐다.

철도기술연구원 이관섭 팀장은 “하이퍼루프는 1000㎞ 이내에 대도시가 밀집해있는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며 “철도기술연구원에서도 자체연구를 하고 있는데, 건설비와 운영비를 KTX보다 2분의1로 줄이고 속도는 3배 이상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선도 서울~목포~부산 등 기존의 KTX 노선과 다르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UNIST 정무영 총장은 “UNIST가 보유한 연구 역량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하이퍼루프의 원천 기술을 선점할 것”이라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기여와 변화를 안겨 줄 이번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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