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단기간에 습득되지 않아
교육시스템 전환으로 인재 배출돼
개정교육과정 일치된 실행이 필요

▲ 강길부 울산 울주·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회의원

‘포켓몬 고’의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를 카메라와 GPS를 기반으로 잡는 게임인 포켓몬 고는 출시 일주일만에 1억명이 넘게 다운로드를 받았다. 포켓몬 고의 히트로 인한 닌텐도의 성공을 국내 게임업계는 아쉬움과 부러움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에게는 풍부한 콘텐츠가 없고 특히 규제로 인한 창의력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성장전략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차세대 전략산업이 중국과 겹치는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창의성’이라고 강조했다.

18세기 후반 수제생산에서 기계생산의 시대를 연 1차 산업혁명, 자동화를 통한 대량 생산시대를 연 19세기 후반의 2차 산업혁명에 이어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제3의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라 부른다. 일상도구가 된 컴퓨터, 무선휴대전화, 인터넷 등이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제조업이 ICT와 결합하는 4차 산업혁명을 포함한 디지털 혁명시대에는 교육의 질적 향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정부도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창의성은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입시위주의 암기식 교육에 젖어있는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창의적인 인재양성이 어려워 무엇보다 교육의 변화가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교육이 창의력 교육, 토론식 교육, 논술식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1세기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시스템으로 전환해야 국제 경쟁력을 확보,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선진국가들은 오래 전부터 창의성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학부모와 교사, 학생이 다 함께 참여해 탈무드식 교육, 토론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체 교육을 한다. 핀란드의 창의교육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시작되는데 놀면서 배우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스위스는 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천진난만하게 구는 것이 아이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난을 통해 아이들간의 사회성을 기르게 하고, 창의적인 세계를 형성하게 하며, 자존감을 키우게 한다.

최근 우리 교육제도에도 창의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중·고등학교 평가 방법이 지필평가에서 수행평가 중심으로 변화,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하고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과정 중심의 평가로 바꾸는 것이 주 내용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고시했다. 새 교육과정은 지식정보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입시가 최상의 명제인 현 교육현실과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홍콩의 교육개혁은 우리에게 훌륭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1990년대까지 우리와 같은 입시위주의 주입·암기식 교육에 치중했던 홍콩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일관된 교육개혁을 추진해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필수과목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했으며 대입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에 수학, 과학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객관식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 등 혁신적인 변화를 추진했다.

낡은 교육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산업화 시대의 성공을 이끈 주역들을 길러낸 교육제도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21세기에는 창의성을 높여주는 교육제도가 필수적이다. 마음껏 뛰어놀고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다양화된 교육과정 도입이 해결방안이다. 교육부의 개정 교육과정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 정부, 학교, 학부모 등 구성원들의 일치된 의지와 실행이 필요한 때다.

강길부 울산 울주·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회의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