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60여 명·승무원 15명 탑승…항공기 자체 정비 중

북한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22일 오전 항공기 화재로 중국 선양(瀋陽)에 긴급 착륙했다.

선양 타오셴(桃仙)국제공항 관계자는 이 항공기가 오전 8시25분께(중국 현지시간) 북중 국경을 넘은 직후 기내 화재로 인해 방향을 틀어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사고 항공기의 기종은 1993년형 투폴레프 Tu-204 기종으로, 정원은 140명가량이다.

착륙 당시 이 항공기에는 승무원 15명과 승객 60여 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객들은 긴급착륙 직후 공항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인근 호텔로 옮겨졌다.

공항 관계자는 앰뷸런스 등은 출동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탑승객 가운데 부상자는 없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탑승객을 인용해 여객기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30분 만에 객실에 연기가 피어올랐고, 당황하지 말라는 기내 공지가 나온 이후 비상 착륙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기내 산소부족으로 일부 승객은 호흡 곤란을 호소해 산소호흡기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신화는 보도했다.

실제로 사고가 난 고려항공기 출입문 앞까지 접근한 공항 관계자들은 “항공기 문을 열자 화재로 인한 그을음과 연기 냄새가 느껴졌고 승객 좌석에 설치된 산소 마스크가 모두 내려와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고려항공 승무원들은 화재 관련 지원을 제공하려는 공항 요원들의 기내 진입을 거절하고 자체 해결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항공기는 타오셴공항 활주로 한 구석에 머물면서 자체 정비 중이다.

타오셴공항공사 측은 “항공기 내 화재지점과 화재 정도 등에 관해 고려항공측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오늘 바로 출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 유일의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정기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고려항공은 영국 항공서비스 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가 5년 연속 세계 최악의 항공사로 선정했을 정도로 서비스, 기내식 등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아 왔지만, 운항 횟수가 적은 탓에 상대적으로 사고는 많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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