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의 속성은 김씨. 29세에 경주 황복사에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어. 그 후 당나라로 건너가려고 원효와 함께 요동으로 갔는데, 변방 군사들에게 첩자로 오인되어 잡혔다가 풀려났지. 마침 본국으로 들어가는 사신이 있어 그 배를 타고 당나라에 갔고, 거기서 종남산 지상사에 들어가서 지엄 선사를 만났어. 지엄은 새벽꿈에 신라의 큰 나무 하나가 가지와 잎이 퍼져서 당나라 신주까지 덮이고 그 가지 위에 있는 봉황새의 둥지에 여의주가 하나 있는데 그 빛이 멀리까지 비쳤지. 잠에서 깨자 하도 놀랍고 이상해서 절을 깨끗이 하고 기다리니 의상이 오거든. 지엄은 특별한 예로 조용히 말하면서 그를 맞이했어. 어젯밤 내 꿈이 그대가 올 징조였구려. 지엄이 한 방에 들어 공부하자거든. 의상은 거기서 화엄경의 미묘한 뜻을 다 해석했지.

그때에 신라의 승상 김흠순과 김양도가 당나라의 옥에 갇혀 있었어. 당나라 고종이 장차 크게 군사를 일으켜 신라를 치려하매 흠순이 몰래 의상에게 권하여 먼저 돌아가도록 했지. 670년에 의상은 신라로 돌아와서 이 일을 조정에 알렸어. 문무왕이 명랑에게 명하여 임시 천막절을 짓고 ‘문두루비법’―당나라 군사를 서해에 수장시킨 주문. 2002 한일 월드컵 때 외친 “대~한민국” 함성 같은(?)―으로 기도해서 국난을 면할 수 있었지.

676년에 의상은 태백산으로 돌아가 부석사―소백산에 있지만 부석사 승려들은 태백산 혹은 봉황산으로 부른다―를 세우고 제자들을 가르치니 많은 영험이 나타났지. 오진은 일찍이 밤이면 팔을 뻗쳐서 부석사의 석등에 불을 켰어. 추동기(소백산 추동에서 의상이 강설한 화엄경을 요약한 책)를 지은 지통은 의상의 가르침을 받았으므로 문사가 경지에 도달했지. 표훈은 일찍이 불국사에 살았으며 하늘에 있는 제석 궁전을 오갔고.

의상은 황복사에서 여러 무리들과 탑돌이를 할 때 층계를 밟지 않고 허공으로 올라갔으므로 그 탑에는 사다리가 없었어. 신도들도 층계에서 3척이나 떨어져 허공을 밟고 돌았지. 그 무리를 돌아다보며 의상이 말했어. “세상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 괴이하다며 믿지 않을 거니 입을 닫자.” 극작가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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