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기관 적극적 환경대책 수립
태화강 보전 다 함께 노력해야
독자 참여 지면입니다

▲ 김숙자 (사)태화강보전회 사무처장

최근 들어 태화강에서 다시 악취가 나고 있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부쩍 쏟아지고 있다.

울산의 젖줄이자 자랑인 태화강에 대한 그 동안의 강 살리기 운동 노력은 지속적인 관심이 뒤따라야 그 가치가 돋보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태화강 주요 명소 중의 하나인 선바위 부근이 강물 오염으로 악취에 쌓여있다면 과연 울산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을까?

태화강에는 상류와 하류 등에 여러 개의 보가 설치돼 울산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도 하였으나 수리시설의 발전과 수질악화의 문제로 점차 철거돼 왔다. 그러나 아직도 남아있는 곳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선바위 인근이다.

태화강 살리기 운동으로 강의 수질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여름이면 많은 피서 인파가 몰려들었던 선바위 부근이 요즘은 다시 수질이 나빠진 탓인지 피서객들이 급격히 줄어들어 한산한 지경에 이르렀다.

보로 인해 수량 확보는 어느 정도 달성한 듯이 보이지만 강바닥을 헤쳐 보면 바닥층이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고 있어서 역한 악취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보는 통상적으로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해 소규모의 둑을 쌓고 흐르는 냇물을 막아 두는 저수시설인데, 조선시대에도 보를 이용한 기록이 있으며, 강우량에만 의존하던 옛날의 농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규모 댐과 저수지가 많아지면서 관개시설로서 보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다.

또 보가 설치된 하천은 물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고 수심이 깊어져서 하천 밑바닥에 유기물질 등이 퇴적되고 산소의 공급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이렇게 산소공급이 줄어든 구역이 넓어지게 되면 퇴적물들의 부패와 함께 하천의 자연정화 능력도 떨어져서 수질의 악화가 심화되는 하천오염의 주범역할을 하게 된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 여행지 및 휴가지로 울산을 지목하였고, 김기현 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주요 인사들은 대통령이 올 여름휴가를 울산에서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하였는데 정작 우리 울산의 젖줄이라는 태화강의 강물은 썩어서 악취를 풍기게 된다면 이런 모순이 어디 있겠나 싶다.

홍보와 외관을 중시하고, 수질의 유지와 개선을 위한 실천과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태화강은 다시 관광객은 물론이고 우리 시민들마저도 찾지 않는 과거로 되돌아가고 그동안 들였던 비용과 노력 또한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선바위 인근을 비롯한 태화강의 수질 악화가 보 하나만의 원인은 아닐 것이다.

각종 오염원을 제대로 관리하고 새로운 오염원의 유입에 대처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수질 유지를 어렵게 하는 보의 특성이 더해져서 순식간에 수질이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어느 한 두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온 시민들과 함께 유관기관이 보다 적극적인 환경대책을 펼쳐야만 하고, 특히 적극적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봉사자들과 활동가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맑고 깨끗한 태화강 가꾸기가 가능해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추천한 우리 울산의 강 살리기 운동의 모범사례가 만약에 실상이 그렇지 못한 것으로 된다면 부끄러운 일인 것은 물론이고, 이를 믿고 울산을 찾은 타 지역 손님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될 것이다.

김숙자 (사)태화강보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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