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망은 관광도시 도약 선결과제
순환형 경전철 도입에 울산이 나서야
산업·문화 발전 등 新활로 개척 가능

▲ 김종국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마케팅처장

문수산의 아침 햇빛이 곱게 비치고 작천정의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르는 신불산 아래 고향 마을은 아직도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힘의 원천이자 평온한 어머니의 가슴과도 같은 곳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비포장 신작로를 자전거로 달리던 중학 시절의 등굣길을 생각하면서 느슨해진 내 삶의 페달을 더욱 힘차게 밟는 지혜 또한 고향이 내게 주는 변함없는 교훈이다.

흙장난을 하며 오가던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은 고향 마을들을 갈라놓기는 하였지만 지금은 넘쳐나는 자동차 행렬을 헤치며 마치 모천으로 회귀하는 태화강의 은어처럼 당당하게 귀향하는 나의 요긴한 물줄기이기도 하다.

철도고등학교 재학 시절 서울에서 부산을 거쳐 밤새 둘러오던 귀향길은 오래 전 KTX 울산역의 개통으로 마치 타임캡슐을 타고 과거 여행을 하듯이 하루 만에 고향을 다녀가는 편리함과 더불어 못내 아쉬워하는 어머니에게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요즘 고향 친구들과 만나면 단연 지역 개발과 경제에 관한 것이 제1의 화두이다. 특히 신불산케이블카 건설과 영남알프스 개발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자연경관 보호와 난개발에 대한 난상토론에 이어 울산은 앞으로 무얼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최근 조선산업의 침체가 울산지역 경제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가운데 과연 울산의 신성장 산업의 전망과 더불어 서비스산업 중심의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는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지역발전과 더불어 우리의 생계 문제이기도 하다.

지역경제에 어둡고 환경과 산업 발전에 대한 견해가 부족하여 주로 듣는 입장이긴 하지만 은근 ‘배운 도둑질’인 철도에 관한 이야기로 방향을 돌려보면 친구들도 가끔 귀가 솔깃한 모양이다.

울산은 1인당 지역내 총생산과 1인당 개인소득 1위의 도시이자 1인당 민간소비지출은 서울에 이어 두번째이다. 생태·환경의 도시이자 역사의 도시로 주변 관광자원도 충분히 자랑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울산과 경남은 최근 건설업과 지역경기의 부진에 따라 지역내 총생산 성장률이 1.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산업도시 울산을 생태·환경·역사를 접목한 관광도시로 업그레이드하면 어떨까.

그러기 위해서는 취약한 대중교통망의 확충이 선결과제라 본다. 최근 양산시는 노포~양산선 건설에 이어 2030년을 목표로 울산~양산간 경전철 건설 추진을 공식화하였고 부산시도 2020년을 목표로 부산~웅상~울산간 경전철 건설을 검토, 추진 중이라 한다. 물론 B/C 등 타당성 검토와 경전철 방식, 재원 확보 등 정책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울산의 관심과 반응이 그리 뜨겁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2010년경 재직 중인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부평구청간 9역) 사업단장으로 근무하면서 인천·부천시와 지역주민들의 지하철 개통에 대한 열망과 더불어 지역 언론의 후원이 이러한 사업을 실현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체험한 바 있다.

물론 신불산을 관통하는 밀양, 김해를 잇는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문화·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부산~울산~양산을 잇는 순환형 경전철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새로운 활로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관광과 산업의 발전에 있어 교통과 물류는 생명이라고 애써 과장되게 표현해 본다.

김종국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마케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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