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 등대 1㎞ 전 위치신호 찾아

▲ 울산 간절곶을 찾은 사람들이 게임속에서 포켓몬을 잡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포켓몬 고가 간절곶에서 실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일하다 말고 달려왔습니다.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너무 재밌어서…”

시민들은 들떠 있었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는 사람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인터넷상에서는 ‘간절곶 가는 방법’이 화제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도 된다는 소식은 22일 오전 한 인터넷 게임사이트를 통해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 전까지만 해도 간절곶에 모인 인구가 50여 명 안팎으로 다소 조용했다.

하지만 4시를 넘어 퇴근 시간대가 되자 본격적으로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주말에는 시민뿐 아니라 부산과 창원,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간절곶을 찾아왔다. 포켓몬 사낭꾼들의 몬스터 포획은 밤이 되어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 울산 간절곶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말인 23일 밤 늦은시간까지 울산 간절곶 일대가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동수기자

◇‘포켓몬 고’ 실행해보니…

포켓몬 고(Pokemon GO)가 간절곶 일대에서 실행된다는 소식을 접한 기자도 휴대폰에 게임을 설치하고 간절곶으로 향했다.

간절곶 등대에 도착하기 1km 전, ‘GPS signal not found(위치신호를 찾을 수 없음)’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그리고 ‘주뱃’이라는 몬스터가 등장했다. 포켓볼을 던져 어렵지 않게 포획했다. 이후에도 2~3마리씩 연속해서 등장했다. 잉어킹(Magikarp), 이브이(Eevee), 발챙이(Poliwag) 등 등장하는 몬스터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강이나 바다에는 물포켓몬이, 발전소나 공장주변에는 전기계열 포켓몬이, 숲속이나 산에는 동물 포켓몬이 자주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소망우체통 앞에 도착하자 만화 ‘포켓몬스터’의 주인공인 ‘피카츄’가 출현했다.

▲ 울산 간절곶에서 실행해 본 ‘포켓몬 고’의 화면. 증강현실(AR)속에 울산 간절곶의 명물인 우체통이 나타난다. 임규동기자

4개 포켓스톱 모인 소망우체통은 성지

◇포켓스톱 4개 모인 ‘소망우체통’ 인기

포켓몬 고는 몬스터가 출현하면 손가락으로 포켓볼을 던져 몬스터를 포획하는 게임으로 몬스터 획득을 위해선 포켓볼이 필요하다. ‘포켓스톱(Pokestop)’에 가면 5분마다 몬스터 알이나 포켓볼을 준다. 지금 울산에는 10여 개의 포켓스톱이 있으며, 특히 소망우체통 인근에 4개의 스톱이 모여 있어 소망우체통 근처에 게이머들이 가장 붐빈다.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 스톱이 있는 근처로 가야 원을 돌려 볼을 얻을 수 있고, 움직여야 몬스터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간절곶에서 1시간만에 30마리를 잡았다는 이승규(31·울산시 중구)씨는 “좋은 다이어트 게임인 것 같다. 1시간 내내 쉬지 않고 걸었다. 힘들지만 포켓몬이 쌓여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오랜만에 즐겁게 운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안따라 5㎞ 지역서 게임 가능

◇서생면사무소부터 5㎞ 해안지역 게임 가능

현재 포켓몬 고가 실행되는 지역은 간절곶 스타벅스부터 간절곶등대, 소망우체통, 간절곶 비석, 카페베네 울산간절곶점, 프러포즈등대, 드라마하우스까지다. 또 서생면사무소부터 서생중학교, 간절곶해빵 카페, 서생119지역대, 동갓낚시편의점까지도 가능하다. 즉 간절곶 드라마하우스부터 서생면사무소까지 5㎞거리의 해안지역에서 게임이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포켓몬 고가 간절곶에서 실행된 원인과 관련, 포켓몬 고가 일본에서 공식 출시되면서 간절곶이 일본 서비스 지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마도와 같은 지역코드(AS16-ROMEO-04)로 분류돼 게임이 실행됐을 것으로 게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울산 간절곶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간절곶 해맞이공원에 휴대폰용 보조배터리를 파는 노점까지 등장했다. 김동수기자

카페·음식점·편의점은 함박웃음

◇인근 식당가, 평소 매출 두 배 이상 늘어

인근 카페와 음식점, 편의점 등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2일까지 주인 혼자 운영하던 편의점에 주말 사이 직원 2명이 임시고용됐다. 더위를 피하고,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인근 카페는 연일 만석을 기록했다. 밤늦게까지 관광객들이 찾아오자 몇몇 카페는 영업시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간절곶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식당가도 평소보다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간절곶해빵 카페에도 포켓몬이 출현해 SNS상에 해빵카페 인증사진도 늘어났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포켓몬 고(Pokemon Go)

포켓몬GO는 동명의 만화 <포켓몬스터>를 모바일 게임으로 옮겨온 것이다. 스토리 역시 유사하다. 주인공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증강현실(AR)이라는 기술을 통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스터를 포획하고 다른 사용자와 대결을 펼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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