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브랜드 높이는 축제 아쉬워
세계인 함께 할 수 있는 특색 갖춰
경제적 이익 주는 축제 만들어야

▲ 강재구 동국대학교 교수

축제는 사람들에게 해방감과 기쁨, 그리고 자유를 주기도 하고 경제적인 효과를 제공하기도 한다.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로는 처용문화제, 장미축제, 고래축제, 마두희축제, 쇠부리축제, 옹기축제 등 다양하다. 그밖에도 많은 축제형 행사가 있으나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축제로 성공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울산 축제가 지역을 넘어 세계인과 함께하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발전하려면 사후 평가를 통해 시민호응과 참여도, 외부관광객 유치실적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해 군살빼기를 해야 한다. 부진한 축제는 가급적 축소·폐지하고, 성과가 좋은 축제는 예산을 늘려 관광형 축제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축제로는 브라질의 삼바축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를 꼽는다. 브라질의 삼바축제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월말부터 3월초까지 4일 동안 열리는 축제이다. 매년 10만여명이 축제를 즐긴다. 독일 옥토버페스트는 독일의 바이에른주에 있는 뮌헨에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2주동안 열리는 맥주축제이다. 10월축제라고도 한다. 옥토버페스트에는 매년 600만명이 찾고 있다. 이중에서 외국인의 수는 약 15%정도라고 한다.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가 열리는 시기는 2월 초다. 일본의 군대인 자위대가 눈을 조달하고 직접 눈조각상을 조각하는 등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국내 축제 가운데 외국인들의 참여가 많은 축제로는 보령머드축제가 첫손 꼽힌다. 보령머드축제는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로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밖에도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선심성, 전시성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진행하는 각종 축제는 적자투성이라고 하는데, 울산의 다양한 축제들은 흑자인가 적자인가 점검해볼 일이다.

행정자치부가 구축해 최근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인 지방재정365(lofin.moi.go.kr)를 통해 확인하면 수십억원을 투입하고도 수익을 전혀 올리지 못해 적자만 본 사례도 있다. 투자 비용 전액이 적자가 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144건이나 보고되고 있다. 반면 흑자를 내는 곳은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축제로 5200만원을 남겼다. 축제 자체로 흑자를 내는 유일한 축제라고 한다. 울산도 현재의 축제를 재점검해서 생산적인 축제가 되도록 하는 한편 지역민과 관광객 그리고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는 대표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축제의 공통점은 관광객이 축제의 주인공이다. 울산이 배워야 할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세계유명축제의 성공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관광객이 ‘주체자는 나’라는 관점을 갖고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고, 즐기면서 내 안에 자아를 느끼고 알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빠르게 변해가고, 빠르게 적응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더욱 자아를 자각하려는 욕망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기에 글로벌 문화는 자아를 느끼고 볼 수 있는 스토리를 통해 재미있는 체험을 하고 감동을 느끼는 것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요약하면 축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그 지역 특색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는가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할 수 있고 또 기다려지는가 △지역주민의 고용과 경제적 이익이 잘 분배되고 있는가 △국내 대표축제로 발전가능성이 있으며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는가 △지역정부와 중앙정부간에 R&D와 인프라 지원이 잘 협조되고 있는가.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축제가 될 때 비로소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게 되고 관광객들이 기억하고 재방문하는 것이다.

강재구 동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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