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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집착에서 벗어나자-정성만 원불교 울산교당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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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4.11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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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 교과서가 화형에 처해지는 사진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화형식은 가장 극한 반대의 감정을 드러내는 가장 격렬한 표현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화형식을 다시 보게 되면서 민족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분노는 역사를 왜곡 서술한 학자와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통과시킨 정부에 돌려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분노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일본 국민에게까지 확산된다면 이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최악의 상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까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세대를 이어가며 악연으로 남아 서로에게 상극의 기운을 보내야만 하는가?  원불교에서는 사람이 이생에서의 삶을 마치면 반드시 떠나는 영혼을 위해서 천도재를 지낸다. 왜냐하면 이생에 살면서 특별히 마음공부에 힘써서 마음을 자유자재할 수 있는 힘을 갖추었다면 이거니와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과 평생을 통해 모았던 재물에 대한 욕심, 또는 타인에 대한 원망심 등으로 인하여 이생에 대하여 강한 집착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그 집착하는 마음에 의하여 좋은 곳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영원히 악도에 해매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가 있음을 알기에 생을 마감한 영혼을 대상으로 법을 베풀어 모든 집착을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기를 염원하면서 재를 올려 드리는 것이다.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학자들과 새 역사 교과서를 통과시킨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집착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것이다. 과거에 잘한 것 뿐 아니라 잘못한 부분 또한 모두 놓아야 한다. 한 개인만이 집착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 구성원 전체의 집단의식에서도 집착을 놓아야 한다.  과거 군국주의 시대에 저질렀던 모든 만행들에 대해서 숨기고자 하는 생각 또한 놓아야 한다. 난징에서 피의 향연을 저질렀던 대학살과 정신대를 조직하여 조선의 여인들에게 가했던 사실에 대하여 은폐하고자 하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시 한번 국가가치, 민족가치를 최우선하여 옛 영화를 회복하고자 하는 헛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사실을 사실대로 드러내 놓고 차분히 바라볼 수 있는데서 모든 집착을 놓는 힘이 생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세기 민족가치·국가가치를 최우선하여 발생한 결과를 세계사에서 어렵지 않게 열거할 수 있으며, 그 죄상을 소상히 기억하며 지금도 그 아픔을 간직한체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 종교적 가치를 더하여 열거한다면 그 참담한 마음을 가눌 수 없으리라.  이러한 민족가치·국가가치·종교가치를 최우선으로 한 결과가 살 떨리고 뼈저린 아픔을 가져다주고 깊은 참회의 기도를 올려야만 했다면 이제는 이러한 가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때라 생각한다. 민족·국가·종교는 궁극적인 가치가 될 수 없음을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경험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모두를 아우르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여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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