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제어·조절하는 노력 필요
쌓였던 분노가 운전할때 폭발

▲김덕율 울산중부경찰서 교통조사계 경사

연일 30℃를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을 피한 휴가행렬도 본격화되고 있다. 산, 바다, 강을 찾아 차량이 도로를 메우고 있다. 휴가명승지를 향하는 고속도로에서부터 울산 주변의 피서지 도로 곳곳에서 가족이 함께 탄 차량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 도로에서부터 난폭·보복운전으로 힘들어서야 되겠는가.

경찰은 지난 2월15일부터 3월31일까지 46일간 난폭·보복운전을 집중 단속해 803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혐의가 중한 3명을 구속한 바 있다. 앞서 인터넷 국민신문고와 스마트폰 국민제보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경로로 난폭·보복운전 신고 3844건을 접수했다.

적발된 사람들 중 난폭운전자는 301명(구속 1명), 보복운전자는 502명(구속 2명)이었다.

난폭운전의 동기는 개인적인 급한 용무가 123명(42.1%)으로 가장 많았고, 평소 운전습관도 29명(10%)이나 됐다.

보복운전의 경우 다른 차량의 급격한 진로 변경에 화가 난 경우가 163명(32.4%),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켰다는 이유가 114명(22.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밖에 끼어들기나 서행운전에 대한 불만이 각각 90명(18%), 82명(16.4%)으로 집계됐다.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단속에도 이같은 난폭·보복운전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폭운전의 원인으로는 분노조절장애를 들 수 있다. 사람은 분노가 쌓이면 이를 적절하게 해소해야 하는데 분노해소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서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운전을 이런 분노표출 수단으로 이용한다.

특히 평소 남에게 싫은 소리나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일수록 운전을 하면서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참고 억누르고 있던 화가 제3자에게 폭발하는 셈이다.

자동차의 익명성과 개인성도 난폭운전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가려지는 개인적인 공간인 자동차 안에서는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제멋대로 속도를 내거나 다른 차량 운전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평소에는 하지 못할 폭력적이고 과감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평소의 열등감이나 패배감, 경쟁심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른 차량이 끼어들기를 하거나 나의 차량을 추월하면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거나 방해받았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적대감이 생기고, 다른 차량에 역으로 끼어들고 추월하는 난폭운전을 하는 것이다.

운전자의 폭력적인 정도에는 차이가 나지만 대게 난폭운전은 운전자가 감정조절에 실패했을 때 나타난다.

때문에 난폭운전자는 올바른 감정 조절 방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의도적으로 그리고 조금은 강압적으로 화를 제어하고 조절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경찰은 형사 입건 여부와 상관없이 교통 관련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는 운전자에게 자가진단 질문지도 작성하게 해 난폭·보복운전 성향을 측정하고 있다. 위험도가 높은 운전자는 전문 기관에 심리상담을 안내도 할 계획이다.

경찰의 단속에 앞서 운전자 본인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타인은 물론 자신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서도 절실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김덕율 울산중부경찰서 교통조사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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