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과 다른 안전한 에너지원
객관적 시각으로 원자력 바라봐야

▲ 정광언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면

2016년 새해 벽두부터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인의 경우 며칠동안 독감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낫는게 일반적이고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방과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등의 각종 오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랠프 왈도 에머슨은 “두려움은 언제나 무지에서 샘솟는다”고 했다. 사람들이 주로 인식하는 두려움은 무지(無知), 즉 불확실성에서 온다. 우리가 어둠이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어둠 속에 무엇이 있고, 죽은 후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앞서 말한 지카 바이러스도 감염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무지와 두려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원자력발전소의 최일선 종사자로써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원자력에 대한 걱정과 불안의 많은 부분들이 무지, 즉 잘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두려움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다.

흔히 원자력 발전소가 원자폭탄처럼 터질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 된 것이다. 원자력발전과 원자폭탄은 근본 원리부터 다르다. 원자폭탄이 폭발하려면 우라늄을 거의 100% 가까이 농축해야 하나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우라늄은 2~5%밖에 농축하지 않기에 맥주에 알코올이 있어도 불이 붙지 않는 것처럼 원자력발전소의 우라늄이 원자폭탄처럼 폭발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가 정지되었다는 뉴스를 보면 다들 크게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흔히 자동차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고장 났다’고 하지 ‘사고 났다’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원자력 발전소의 고장을 사고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표현인 것이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이상이 발견되면 안전하게 차를 멈추고 정비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도 자동차나 다른 시설처럼 고장이 생기면 운전을 멈추고 정비를 받아왔다. 게다가 그동안 방사능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가 난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대해서도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소뿐 아니라 우리가 걷고 있는 땅이나 건물, 우리가 먹는 쌀이나 채소에서도 방사선은 나오고 있으며 그 출처에 따라 인공방사선과 자연방사선으로 나눈 것일 뿐 특성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간 평균 2.4mSv정도의 자연방사선에 항상 노출돼 생활하고 있으며 흉부 X-ray 1회 촬영시 방출되는 방사선이 약 0.1mSv인데 반해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방사선량은 실제로는 대부분 0.01mSv 미만이다.

또한 원자력발전소를 없애고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이다. 풍력, 태양광, 수력 발전은 밤과 낮, 계절, 기후 등 자연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고 대용량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원자력발전보다 더 큰 부지가 필요하다. 1000MWe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면적을 보면 원자력발전을 1로 봤을때, 태양광 발전은 원자력의 100배, 풍력발전은 원자력의 500배의 면적이 필요하다.

이렇듯 우리국민들이 느끼는 원자력에 대한 두려움의 많은 부분들이 제대로 설명되고 전달되지 못한 부분에서 오는 것이 많다.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이라는 말이 있다.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즉 ‘알아야 참으로 보인다’고 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발전이 전기를 생산하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고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필수 에너지원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원자력발전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에너지원을 믹스(Mix)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앞으로는 원자력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을 걷어내고 국가 경제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해온 원자력 발전을 좀 더 객관성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았으면 한다.

정광언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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