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지역 연고팀 추진

미포조선 선수 수급 계획

10월께 구체적 내용 나올듯

▲ 지난 6월14일 한화생명 2016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기뻐하는 울산현대미포조선 돌고래 축구단 선수들의 모습. 현대미포조선 축구단 제공
울산을 연고로 둔 실업축구 최강자 현대미포조선 돌고래축구단이 올시즌을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안산시가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과 관련해 현대미포조선 축구단 선수들을 수급하는 계획을 세워 양측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모기업인 현대미포조선의 조선불황에 따른 경영난 등과 맞물려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2일 안산시는 K리그 챌린지 안산무궁화(경찰축구단)와의 연고 협약을 끝내고 내년 시민구단(가칭 안산FC)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창단 기자회견을 연 제종길 안산시장은 이같이 밝히고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에게 창단 의향서를 전달했다.

안산시는 경찰대학이 안산에서 아산으로 연고를 이전함에 따라 경찰청 축구단의 이전을 염두에 두고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는 프로축구단 창단 선언과 함께 선수수급 문제와 관련해 실업축구 최강자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언급했다.

30여명 규모의 선수단을 꾸릴 예정인데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없어진 현재 선수수급 문제를 현대미포조선 축구단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축구단 모기업인 현대미포조선도 이같은 내용에 대해 안산시와 논의 시작단계임을 인정했다.

2일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축구단 내 선수들을 가칭 안산FC로 공급한 뒤 구단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으로 안산시와 조만간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논의 방안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측이 현재 축구단 선수수급 등을 논의 중인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꺼려하는 것은 지난해도 한차례 연고지 이탈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미포조선 축구단은 청주시가 지역 연고 프로팀 창단을 추진하면서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눈 바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오는 10월 정도는 돼야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듯 하다. 지난해도 이야기가 나오다 무산된 바 있어 조심스럽다”며 “다만 축구단의 모기업이 조선불황 등의 이유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축구단 운영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 지난해보다는 현실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프로팀 창단과 관련해 예산을 쥐고 있는 안산시의회의 협조여부와 선수단 인수 및 운영비를 두고 벌일 안산시와 현대미포조선의 논의가 얼마나 잘 풀리느냐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가능하면 현재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을 안산시에 생길 프로팀에 그대로 넘길 수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조선업계가 불황에 있는 만큼 창단팀에 지원할 구단 운영비 규모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창단한 울산현대미포조선 돌고래축구단은 실업축구의 최강자로 내셔널리그 최다인 6회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특히 최근에는 3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6월에는 내셔널리그 축구선수권 정상에 오르는 등 축구도시 울산을 지탱한 한 축이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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