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흥망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직·간접적으로 경영성과도 좋아져
정부 차원 중소기업 안전지도 필요

▲ 박현철 한국솔베이 온산공장 총괄부공장장

선진기업들은 고객의 요구수준보다 나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킬 뿐 아니라 소속 근로자에게도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하여 만족을 느끼게 한다. 산업활동으로 인해 지역사회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을 사전에 철저히 분석, 파악 및 평가해 관리한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의 잠재적 부적합을 예방하기 위해 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과 협력을 증진시켜 나간다. 궁극적으로 무재해, 무질병, 무공해, 최고품질의 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을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회사가 바로 선진기업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선진국, 선진기업이라 해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점점 유해요소들이 복잡해지는데다 근로자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진기업들은 안전보건경영을 ‘핵심가치’로, ‘기업의 흥망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규정하고 경영에 있어 가장 먼저 챙기는 필수요소 중 하나로 여기기 때문에 사고발생확률이 낮을 뿐이다.

선진기업이 안전보건경영을 성실히 실천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도덕적 이유(moral reasons)로서, 기업주는 사고율과 직업병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합리적인 기준과 윤리적인 이유들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법적인 이유(legal reasons)로서, 기업주는 근로자들을 합리적인 보호를 할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형사처벌과 민사소송(손해배상 청구 등)을 당할 수 있다. 셋째, 재정적인 이유(financial reasons)로서, 부실한 안전보건경영은 직접비용, 간접비용 및 산재보험비용을 유발시키며, 이에 반해 자발적인 안전보건경영은 근로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여 생산성과 제품품질에 향상을 가져올 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기업의 이미지 및 평판을 상승시킬 수 있다. 넷째, 사회적인 이유(social reasons)로서, 높은 안전보건 기준들을 기대하는 사회를 만족시키고, 기업주로서 근로자 보호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존재할 수가 없다. 경영혁신이란 새로운 생산공정기술과 관리시스템 등 조직 구성원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계획이나 프로그램을 실행함으로써 기업의 중요한 부분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경영혁신 기법은 경영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기법과, 경영활동이 일어나는 장(場)을 변화시키는 기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안전보건경영은 경영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기법 중 하나이다.

국내에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56만개의 법인사업자가 있는데,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18001, OHSAS-18001 등) 인증을 받은 업체수는 2000여개로 약 0.4%에 불과하다. 특히 법인사업자의 99%는 중소기업이며 그 중소기업의 근로자수는 전체 근로자의 68%를 차지한다.

최근 중대재해의 약 80%, 사망사고의 약 90%는 중소기업 즉 하청업체 소속의 근로자들이다. 정부가 이 중소기업주들에게 ‘안전보건경영을 잘 하면 직·간접적으로 경영성과가 좋아진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도입 및 실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외국기업과 대기업도 CSR활동의 일환으로 중소기업과 협력하고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도 안전선진국이 돼야 한다. 기업주의 리더십이 안전의 시작이다.

박현철 한국솔베이 온산공장 총괄부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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