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눈보다 빠르다’

▲ 제11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BIMF)이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사진은 2013년 BIMF 개막 갈라쇼 장면.

세계마술사연맹 도미니크 단테(Dominique Dante, 이탈리아) 회장은 이제 마술의 중심이 한국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세계 마술계에 불고 있는 한국 바람. 왜일까? 아마도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의 특성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부산은 2018년 세계마술올림픽(FISM)을 유치해 ‘2018 피즘 부산’을 향한 대망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상태다. 마술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가 있는 세계 최고의 마술 축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이 이룬 쾌거다.

‘손의 비밀’ 주제 4~7일 부산 영화의전당 일원서 개최
 세계 최고 멘탈리스트 맥스 메이븐, 이고르·타피아즈
 국내 유호진·한설희·지혜준 마술사 등 화려한 공연
 국제마술대회에는 국내·외 31명 갈고 닦은 기량 겨뤄
 콜라보 공연·나이트 갈라쇼·키즈 매직쇼 등도 눈길

제11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BIMF)이 4일부터 나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개막식과 갈라쇼는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본행사는 영화의 전당 곳곳에서 각각 막을 올린다. BIMF의 캐치프레이즈는 ‘손의 비밀 Secret of Hands’.

개막 갈라쇼는 4명의 외국 매지션과 2명의 국내 매지션, 개그맨 김영민의 사회로 4일 오후 7시30분 대형 스크린과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한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

▲ 세계 최고 멘탈리스트 맥스 메이븐(미국).

우선 전 세계 마술사와 멘탈리스트들의 스승이자 멘토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 멘탈리스트 맥스 메이븐(Max Maven, 미국)이 온다. 그는 전 세계인들의 공통 관심사 ‘진실 혹은 거짓’에 관한 멘탈리즘의 실전 테크닉을 강의를 통해 마술사들에게 직접 보여줄 예정이다.

▲ 이고르 트리프노프(세르비아).

이고르 트리프노프(세르비아)는 유럽풍의 깔끔한 액트로 순간에 샴페인 병과 잔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인다. 눈을 깜짝이는 순간 그의 마술을 놓칠 수 있으니 눈의 깜빡임도 주의해야 한다.

▲ 사비에르 타피아즈(스페인).

사비에르 타피아즈(스페인)는 공원 벤치에 앉아 문득 생각한 아이디어로 쓰레기들을 하나씩 모아 하나의 생명체를 만들어가는 마법 같은 이야기의 공연으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야니(중국)는 부채를 주제로 한 눈속임으로 나타나고 사라지는 등의 마술이 일품이며 중국 전통의 아름다운 무대 디자인을 느낄 수 있는 예술적인 공연을 보여주게 된다.

▲ 나이트 갈라쇼에 등장할 유호진 마술사.

2012년 영국 블랙풀(Blackpool) 세계마술올림픽에서 피즘 64년 역사상 아시아인 최초·최연소로 무대마술 부문 종합우승인 ‘그랑프리’를 수상한 유호진의 마술은 예술적 표현으로 감동을 안겨준다. 그는 전 세계 마술사들 중 각 분야 최고들만이 공연한다는 ‘The illusionists’의 7명중 한명으로 선택되어 활동 중이다. 또한 한설희 마술사는 BIMF 수상을 통해 세계 최대의 CD마술사로 명성을 얻고 있다.

▲ 매지컬 아트쇼 ‘박물관이 살아있다’ 최형배 마술사.

세계적인 마술사로 발돋움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국제마술대회’는 국내 17명, 해외 14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기량을 총 동원하여 우열을 가린다. 대회기간 매일 오후 1시부터 하늘연극장에서 열린다. 또 다른 대회 형태로 ‘국제실버마술대회’가 5일 오후 3시, ‘어린이마술올림픽’이 6일 오후 3시 중극장에서 각각 치러진다.

프로젝트 공연으로 마술과 타 장르간의 콜라보, 혹은 마술에 다른 결을 입히는 다양한 형식을 시도해보는 공연들이 있다. 스토리텔링 매직 ‘조선마술사’(5일 오후 5시30분), 매지컬 아트쇼 ‘박물관이 살아있다’(6일 오후 5시30분), 초청공연 ‘톱 클래스’(7일 오후 5시30분), 세계적으로 희귀한 흑마술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획공연 ‘비주얼 매직 쇼’(5일 오후 2시30분, 6일 오후 4시), 매직에 코믹을 결합한 ‘스탠딩 토크 매직쇼’(7일 오후 2시30분), 관객의 눈 가까이에서 카드와 동전들을 이용해 화려한 손기술을 뽐내는 명품 클로즈업 ‘줌 인’4일 오후 5시, 7일 오후 4시) 등으로 다양하게 골라볼 수가 있다.

▲ 카드마술의 명인 카드 샥(독일).

매직페스티벌의 꽃인 ‘나이트 갈라쇼’는 세계 최고 마술사들이 펼치는 일류션, 스테이지, 클로즈업 매직의 정수를 볼 수 있다. 2012세계마술올림픽 스테이지 부문 그랑프리 수상자 유호진 마술사를 비롯해 맥스 메이븐(미국마술협회 회장), 루디코비, 2015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우승자 지혜준, 도기문 마술사 등의 화려한 공연을 볼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월드 키즈 매직쇼’는 국내 3팀, 해외 3팀의 키즈매직 마술사들이 벌룬, 인형 등의 아이템으로 아이들에게 꿈같은 마법의 세계를 선물한다. 마술의 대중화를 위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형식을 보여준다.

▲ 지난해 BIMF 레이저 쇼 장면.

올해는 특히 마술사와 기획자들을 직접 연결시켜 공연을 성사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한 ‘매직 마켓’이 열린다. 마술 공연은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해 마술사와 구매자가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려는 의미다.

마술의 전통, 뿌리 찾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한국 원로 마술사들이 걸어온 길과 노하우를 알아보는 ‘원로 마술사 토크쇼’, 현존 한국 마술사들과 마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색하는 ‘한국 전통마술 프로젝트’, 일본의 전통마술 문화재 프로그램의 소개와 이해를 돕는 ‘세계 전통마술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서 마술의 본질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와 복원을 시도한다.

전 세계 마술도구의 전시·체험·판매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세계 마술도구 체험존’은 세계마술의 흐름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마술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대 마법 유물전’은 기존 알려져 있는 마술과 다른 흑마술(黑魔術) 위주의 인도네시아 희귀 마술도구를 전시하며, ‘한국 원로 마술사 특별전’은 국내 원로 마술사의 도구 및 공연 영상 전시로 한국 마술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를 BIMF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할 매지션들과 함께 신비하고 환상적인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1인당 관람료 나이트 갈라쇼 3만~4만원, 나머지 1만~2만5000원이며, 티켓 예매는 하나티켓(1566·6669)으로 하면 된다. 글=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사진=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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