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대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는 울산시 중구 태화강 십리대숲. 경상일보 자료사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울산에서 별 부담 없이 가볼만한 피서지는 어디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휴가기간에 깜짝 방문했던 중구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이 대표적이라 할만하다.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갈 기회가 적었던 북구 강동해변과 염포누리길 등도 바다와 산을 접목해 발품을 팔아도 좋을 명소다.

박 대통령 휴가기간 깜짝 방문한
태화강 십리대숲·대왕암공원 등
도시서 만나는 대표적 휴식 공간
강동해변 등도 여름 휴가지 인기

◇태화강 십리대숲

한국관광공사는 ‘도시에서 만난 휴식’이라는 테마기사를 통해 8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등 7곳을 추천 여행지로 발표했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대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불볕더위가 아무리 기세등등해도 대숲에 들어서면 금세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가운데 산책로가 있고 죽림욕장에는 평상을 놓아 가족, 친구와 함께 걷거나 홀로 사색을 즐기기 좋다. 대숲은 음이온이 풍부해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킨다.

구삼호교(舊三湖橋)에서 태화루(太和樓) 아래 용금소까지 태화강을 따라 약 4㎞에 걸쳐 있는 십리대숲. 언제부터 대나무 숲이 이곳에 있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1749년 울산 최초 읍지인 <학성지>(鶴城誌, 1749)에 ‘오산(鰲山) 만회정(晩悔亭) 주위에 일정 면적의 대밭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볼 때 그 전부터 태화강 주변에 대나무가 자생한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십리대숲 서쪽 끝에 있는 구삼호교는 울산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트 교량이다. 일제 강점기에 울산과 부산 간 내륙교통을 원활하게해 군수산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건설돼 1924년 5월22일 준공됐다. 등록문화재 104호로 지정돼 있으며 현재는 보행용 교량으로 사용 중이다.

십리대숲과 구삼호교 사이에는 십리대숲 먹거리단지가 조성돼 맛집이 줄지어 있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善德女王, 재위 632~647) 때 태화사(太和寺)의 누각으로 처음 건립됐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2014년 복원했다. 밀양 영남루(嶺南樓), 진주 촉석루(矗石樓)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렸다. 누각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멀리 십리대밭교를 바라보며 쉬어 가기 좋다. 십리대밭교는 야간조명이 들어오는 밤에 더욱 예쁜 보행자 전용 교량이다.

태화강 전망대에 올라보면 태화강 십리대숲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본래 있던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취수탑을 개조해 4층 높이의 전망대로 만들었다. 전망대와 십리대밭을 오가는 나룻배도 탈 수 있다.

서울 여의도공원의 2.3배 크기인 태화강대공원에서는 울산 중구가 1인승, 커플용, 가족용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염포누리길

울산 북구 염포산에서는 지난 6월25일 염포누리길 조성 기념 ‘함께걸어요. 염포누리길’ 행사가 열렸다.

염포누리길은 염포산 일대에 이미 조성된 산책길을 정비하고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끝나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북구지역 울산공단의 모습은 물론 장생포와 울산대교의 모습을 매우 정확히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생겼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삼포개항(三浦開港) 지 가운데 하나인 염포(鹽浦)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염포누리 전망대’. 기존에도 염포산에서 육안으로 삼포개항 지를 볼 수 있었지만 전망대가 설치되면서 더 편리하게 조망을 즐기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전망대에는 파고라 등 쉼터를 만들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전망대 계단으로는 누구든지 자신의 소망을 적어서 걸 수 있는 소망걸이함을 설치해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누리길에는 로프난간과 식생매트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염포산을 오르내릴 수 있게 됐다.

북구 염포동 중리소공원에서 염포누리전망대를 지나 염포팔각정까지 20분 코스, 염포팔각정에서 중리마을로 내려오는 25분 코스로 누구나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염포누리길 곳곳에는 자작나무와 참나무, 소나무 숲이 형성돼 청량감을 더한다.

▲ 몽돌로 가득찬 북구 강동해변. 울산 북구청 제공

◇강동해안

울산에서 강동해안을 피서지에서 뺄 수는 없다. 강동해변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숨은 보석’이다.

강동해변은 도심에서 그라 멀지 않은 일등 휴양지다.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자연 그대로의 원형을 만끽할 수 있다.

강동해변을 찾는다면 ‘몽돌의 추억’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동해안 해변마다 흔하디흔한 백사장이 아니라 보기만 해도 깜찍한 동그란 돌멩이가 가득 펼쳐져 있다.

몽돌로 이뤄진 강동해변에 서 있으면 무수히 많은 몽돌이 파도에 휩쓸려 내는 소리가 신비감을 준다.

강동해변 중간쯤에는 북구에서 운영하는 문화쉼터 ‘몽돌’이 있어 잠시 책 속에 파묻히거나 문화행사를 감상할 수도 있다.

정자항에 가면 활어직판장 등 횟집이 즐비해 입이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다. 강동 명물인 참가자미를 비롯해 싱싱한 회를 싼 값에 맛 볼 수 있다.

귀신고래가 수면 위로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형상을 띤 등대 방파제를 거닐면 갯내음이 진하게 다가온다.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정자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판지마을에는 ‘미역바위’가 있다. 강동 자연산 돌미역의 유래가 된 ‘미역바위’는 고려 개국공신으로 울산박씨(蔚山朴氏) 시조인 박윤웅(朴允雄)이 하사받았다는 곽암(廓庵)이다.

이곳 미역바위에서 난 돌미역은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에 오르기도 했으며 요즘도 최고의 식재료로 각광받으며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당사해양낚시공원은 어스름 해질녘에 인근 금천아름마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당사항 야경을 감상하고 동해바다의 일출에 푹 빠져 착한 여름휴가를 보낼 수가 있는 곳이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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