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광도시’ 비전 제시한 가운데
지난달 하순 원인불명의 악취 발생
단속과 함께 근본적 대책 마련돼야

▲ 박철종 사회문화팀 부장

내년은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울산시는 이에 맞춰 2017년을 울산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관광이 미래 상상도시 울산을 만든다’는 비전으로 체류형 관광 플랫폼을 완성하고, 관광객 300만명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울산 관광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휴가기간에 태화강 십리대밭, 대왕암공원을 방문함으로써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12경 중 하나인 중구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이 전 국민들에게 피서 명소로 각인되고 있다. ‘대통령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면서 평소보다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조선경기 침체와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울산의 관광을 장려하는 차원이었지만 관광 측면에서 발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꽤 고무적이다. 공업도시 울산이 관광도시의 DNA를 충분히 갖춘 도시라는 사실을 반증한 것으로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 고와 같은 특수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광 인프라 개발과 홍보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와중에 울산에서 지난달 하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악취가 발생했다.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난다거나 악취가 나서 머리가 아플 정도라는 등의 민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악취 발생 신고지역은 신정동, 달동, 야음동, 선암동 등 남구지역에 집중됐다. 울산석유화학공단과 가까운 지역이다. 따라서 공단에서 내뿜는 대기오염 물질 때문일 가능성이 처음부터 제기됐다.

시민들이 악취 발생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몰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울산 동구 앞바다 동쪽 52㎞ 해상에서 지난달 5일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라 이번 악취가 또 다른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괴담까지 제기됐다. 울산과 부산에서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악취의 원인에 대해 민관합동 조사가 진행돼 왔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은 지난 2일 울산을 찾아 4일이나 5일께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오면 이를 설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명한 점은 이번 악취가 울산 관광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울산에서 1박2일 휴가를 가진 뒤 “울산은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시설 등 관광의 3대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태화강 십리대숲과 불고기가 있는 울산을 국민의 가족 휴양지로 적극 추천했다. 그의 말이 다분히 의도적인 수사의 나열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무리 명소라도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나고 악취가 나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면 누가 찾고 싶겠는가, 한번은 찾더라도 두 번 다시 찾고 싶지 않다면 명소라는 수식어를 달수는 없는 일이다.

울산 악취에 대해 어떤 분석 결과가 나올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울산 국가산업단지나 울산석유화학공단 입주업체에게는 새로운 규제와 단속의 재갈을 물릴 수도 있다. 악취의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대책을 실행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국가적인 관심을 끈 사건·사고만 나면 으레 인력과 예산이 부족했다는 식의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사건·사고 처리보다는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의 명분으로 삼아온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규제와 단속을 하더라도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만큼은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bigbell@ksilbo.co.kr

박철종 사회문화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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