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지원센터 확대 재편
미래 100년 선도 융합수도 첫걸음

▲ 유낭근 울산소프트웨어지원센터장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 IT붐이 시작되던 1999년에 개봉,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화두로 가사지원 로봇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이 지능형로봇은 우연히 지능과 창의력 등 인간 이상의 재능을 가지면서 인간이 되고 싶은 목표를 달성해 간다. 당시에는 공상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현실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느꼈고 로봇의 두뇌 즉 소프트웨어(SW)에 대한 감동과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영화 개봉과 같은 해(1999년) 울산시는 산업 지능화와 ICT산업 육성을 위해 울산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탄생시켰으나 그 동안 이관·통합 등으로 전문화의 길을 역행했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과 시의 강한 의지에 따라 오는 11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 확대 재편돼 지역 ICT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금 소프트웨어지원센터가 재도약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꾸준하게 다져온 그동안의 성과가 크게 작용을 했다고 본다. 지금까지 약 450억원의 국·시비를 확보, 인프라구축, 인적네트워크 구축, 기술개발사업 등을 추진해 기업육성에 힘썼고 특히 금년에는 울산시의 ICT융합 Industry4.0사업을 유치하는데 일조했다. 그 결과로 1999년 당시 120여개 사에 불과했던 ICT기업이 530여개 사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탄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울산의 제조업을 고도화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목표를 두고 수없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전국의 0.7% 수준인 ICT기업수에서 보듯이 이제는 과거의 성과보다는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기에 울산 ICT발전을 위해 추진해야 할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ICT육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통해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기술, 생태계 등 체계적인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ICT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지역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조언 등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전문인력양성 및 우수인력의 유입과 유출방지에 진력, 울산 ICT·벤처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승자독식의 특성상 1명의 천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리기에 PM(Project Manager)급 이상 우수한 인력,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융합인력이 필요하다.

셋째, ICT생태계를 조성해 예비 창업자들이 쉽게 뜻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 인력을 제때 공급받고, 자금을 적시에 조달하며, 시장 진출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형성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울산은 다양한 레퍼런스를 갖춘 좋은 환경이 있기에 ICT융합이 전국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울산에서 ICT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솔루션(Product)사업을 할 수 있도록 조선해양의 Industry4.0사업처럼 자동차, 화학, 에너지 산업도 ICT융합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다섯째, 울산의 ICT정책도 국가 ICT정책과 맞추어 나아감으로서 ICT산업 육성의 틀이 지역에서부터 확산되도록 선도해야 할 것이다. 바이센테니얼 맨은 100년에 걸쳐 인간과 완전한 융합을 이루었다. 지난 50년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울산을 산업 기반이 없는 변방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산업수도로 탈바꿈시켰다. 꿈으로 시작한 첫걸음이 오늘의 울산을 만들었듯이 새로운 100년을 위해 울산정보산업진흥원도 첫걸음을 딛으려 한다. ‘산업수도에서 융합수도로’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유낭근 울산소프트웨어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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