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에 한차례씩 비가 쏟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의 스콜을 연상시키는 굵은 빗방울이다. 더위는 한풀 꺾일 지 몰라도 눅눅한 습기 때문에 집안 곳곳이 곰팡이로 뒤덮히고 악취마저 감돈다. 이같은 환경을 제때 관리하지 못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공기 중에 포자 형태로 떠다니기 때문에 기관지염과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성 질환까지 유발한다. 습기와 곰팡이를 손쉽게 제거하고 예방하는 방법이 없을까. 무더위 한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요령을 살펴본다.

실리카겔…알갱이만 모아 음식·옷 사이에
숯…습기는 물론 냄새까지 제거 ‘1석2조’
신문지…옷장·신발장 등 습기예방에 도움
굵은소금…재사용도 가능한 천연제습제

◇습기제거 아이디어

김 방부제는 포장용 김 안에 들어있는 하얀 알갱이 봉지를 말한다. ‘실리카겔’이라고 불리는 이 알갱이는 황산과 규산나트륨의 반응으로 만들어진 규산 입자로, 수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음식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함께 포장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습기제거제로 만들 수 있다. 작은 봉지를 뜯어 실리카겔 알갱이를 모은 뒤 빈 그릇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모은다. 이후 기존에 갖고 있던 수분이 사라지도록 전자레인지에 30~40초 돌린다. 이 알갱이를 망이나 부직포에 넣은 뒤 묶어주면 습기와 냄새를 제거해준다. 또 음식과 함께 두면 꼬이는 벌레를 막고 점퍼에 넣어두면 숨이 죽지 않도록 돕는다.

숯은 대표적인 천연 제습제로 알려져 있다. 습기는 물론 불쾌한 냄새까지 잡아준다. 하지만 오래전 구입한 숯을 그대로 놔 둘 경우 기능성은 떨어지고 오히려 먼지만 쌓이기 일쑤다. 이럴 때는 일단 깨끗한 물에 숯을 한 번 세척하는 것이 좋다. 이후 숯을 건조시킨 뒤 재사용한다.

버려지는 신문지도 습기제거에 유용하다. 특히 옷장과 신발장의 습기제거에 탁월하다. 옷장과 신발장은 공기 순환이 적고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습도와 온도가 금세 올라간다. 또 겹쳐진 옷 사이로 습기가 들어가면 숨이 죽고 옷감도 상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발 안에 신문지를 구겨서 넣거나 신발장 아래에 신문지를 여러겹 깔아둔다. 또 옷을 접거나 겹쳐놓을 때 신문지를 사이에 겹쳐 둬 습기를 예방한다.

마지막으로 굵은 소금도 습기제거 효과가 있다. 특히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도 갖고있다. 플라스틱 용기나 그릇에 소금을 담아 제습이 필요한 곳에 놓아 두면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눅눅해진 굵은 소금은 햇볕에 말리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 건조시킨다. 언제든지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적인 천연제습제로 안성맞춤이다.

◇여름철 차량점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왕성하게 번식하는 곰팡이, 세균은 여름철 건강의 공적. 여름철 차 실내는 습기의 천국이다. 장마철과 휴가철이 겹치면 더욱 걱정이다.

계곡에서 놀던 아이들이 차 안을 들락거리고 젖은 옷을 입고 차를 타면 금방 습기가 찬다. 물에 젖은 물놀이 기구를 그대로 트렁크에 실어 차 안이 눅눅해지기도 한다.

이런 습한 환경은 곰팡이, 세균의 ‘놀이터’가 될 수 있고 심하면 호흡기, 폐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트렁크와 차 문을 자주 열어 실내를 건조시켜준다. 차량 에어컨에 제습기능이 따로 있긴 하지만 자연건조 및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 제습과 항균에 더 유리하다. 습기 제거가 끝나면 대시보드나 핸들의 먼지까지 닦아 마무리한다.

무엇보다 습기는 차량운전 시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습기는 오일 상태를 변질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뜨거운 도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았다면 브레이크 라이닝과 패드도 함께 점검한다.

또 모래사장 드라이브나 해변 주차로 바닷물에 직접 노출이 됐다면 반드시 세차장으로 가는 게 좋다. 이 경우 반드시 하부세차(고압분사)를 통해 염분을 씻어내도록 한다. 홍영진기자 thipizza@ksilbo.co.kr

■ 캠핑시 식재료 관리
돼지고기·소고기 등 신선식품
실온서 4시간 지나면 세균 증식
반드시 아이스박스에 보관해야

고온다습한 요즘은 야외활동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위를 피해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음식재료를 안전하게 취급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여름철 외부(33℃)와 차량 트렁크(43℃)에 냉장기구 없이 고기를 보관하면 4시간 후부터 균이 증식하기 시작해 6시간이 경과하면 부패 초기단계에 도달한다.

반면 아이스박스(4~10℃)에 보관하면 24시간이 지나도 세균 수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의 경우 살균처리과정을 거쳐 생고기보다 부패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8~12시간이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년 동안 캠핑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9.3%(193명)는 캠핑을 갈 때 고기를 구입한 후 아이스박스 등 냉장기구에 보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가장 많은 63.2%가 ‘캠핑장까지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아서’라고 답했으며 ‘냉장제품이 많아 (함께 두면) 충분히 신선하다고 생각돼서’(13.0%)가 그 뒤를 이었다.

오전에 구입한 고기를 저녁에 먹을 경우 최대 7~8시간이 걸려 시험결과와 같이 구입한 고기 등이 부패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렇게 부패된 고기는 열을 가해 조리를 하더라도 독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원은 “캠핑할 때 식중독 사고를 막기 위해 축·수산물을 분리 보관하고 운반할 때는 최대한 냉장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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