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끝) 교사의 변화와 교육청 지원 필요

▲ 지난 7월 실시된 울산 동구 화암고등학교 김은정 교사가 진행하는 거꾸로교실 모둠별 수업. 대구자연과학고 교사들이 수업탐방차 방문해 특별한 수업 진행과정을 관심 깊게 지켜 보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학생참여수업은 단순하게 학생들에게 발표를 한 번이라도 더 시키는 수업이 아니다. 수업 자체를 아예 학생들에게 맡기는 것이 학생참여수업의 핵심이다.

학생들이 주도가 돼 수업을 해야하니 당연히 학생들이 수업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고 졸거나 딴 짓을 할 수가 없게 됐다. 교사는 수업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지만, 수업이 일단 시작되고 나면,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일방적인 교사의 주입식 수업에서는 교사가 주로 이야기했지만, 학생참여수업에서는 교사가 말하는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대신 수업시간은 학생들과 교사의 질문과 답변으로 채워졌다.

학생·교사 수업만족도 높아

학교장 등 관리자 인식 변화

지속적인 예산 지원도 필요

◇왜 참여수업인가

본보는 6월24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7차례에 걸쳐 울산의 학생참여수업 우수사례를 찾았다. ‘왜 참여수업인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한 교사는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답변했다. 다른 어떤 보충설명도 필요없었다.

참여수업이 새롭게 등장한 교육모델은 아니지만, 최근 2~3년전부터 열풍이 불기 시작해 지난해와 올해들어 전국적으로 참여수업의 사례가 퍼지고 있다. 학생과 교사의 수업만족도가 높아지는 데다 입시의 변화도 한 몫했다. 이미 서울대 등 수도권의 주요 대학은 수시모집 비중을 매우 높였고, 수시모집 중에서도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한 사항과 동아리 활동 등을 기록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래사회에 적응해나갈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더이상 ‘주입식으로는 안된다’라는 인식도 있다. 참여수업의 기본은 ‘모둠별 수업’이며, 4~5명의 학생이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논의해야 한다. 교과서에는 없는 창의적인 생각을 드러내기도 하고 소극적인 학생이 발표자가 되어 조원들을 이끌기도 한다.

◇교사들이 먼저 바뀌고 협업해야

수능준비에 바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참여수업인 ‘거꾸로 교실’을 진행하는 화암고 김은정 교사는 과거보다 지금이 교사들이 참여수업을 하기에 훨씬 좋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참여수업에 동참하는 교사들이 많아진데다 인터넷과 수업연구 커뮤니티 등에 수업자료와 콘텐츠도 풍부해졌다.

김 교사는 “처음 혼자 거꾸로 교실을 준비했을 때는 수업준비에 10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1~2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바로 협업때문이다”며 “‘시간이 없어서 참여수업을 하기 힘들다’는 것은 변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뿐 아니라 학교장 등 관리자의 변화도 필요하다. 학교장의 의지와 교사에 대한 지지가 없으면 참여수업은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교육청 지속적인 지원 필요

시교육청은 지난 7월 초등교사 120명, 중등교사 360명을 대상으로 학생참여중심 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연수를 진행했다. 이론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습형 연수로 진행돼 교사들이 직접 수업을 계획해보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또 8월 한달동안 매주 금요일에 학생참여중심 수업 ‘성장지원팀’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사 5명과 장학팀으로 구성돼 교사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강구할 예정이다.

향후 참여수업 우수학교를 표시한 지도도 만들어진다. 이를테면 ‘거꾸로 교실’ 등의 모형을 배우고 싶을 때 가장 가까운 학교를 찾아가 교사가 직접 배워볼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지도는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고등학교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교실수업개선 등을 연구하는 한 교원은 “수업개선연구회 등 동아리의 지속적인 예산 지원도 필요하고 실습형 연수도 확대됐으면 한다”며 “일단 참여수업을 접한 교사들은 만족도가 매우 높다. 교사가 변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에서 많이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