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시도-(5) 추락사고 방지 노력

▲ 코오롱인더스트리 울산공장 전체 직원 100여명은 지난 4월과 5월 안전보건공단 경남안전체험교육장을 찾아 추락사고시 받게 되는 충격 등을 체험했다.

산업현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망사고의 원인은 ‘추락’이다. 지난해 전국 산업재해사고 사망자 955명 중 35.5%인 339명이 추락으로 목숨을 잃었고 1만4126명이 다쳤다.

전국 평균에 비해 다소 낮지만 울산에서도 지난해 전체 사고 사망자 51명 중 13.7%인 7명이 목숨을 잃었고 377명이 다쳤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추락에 의한 사망자 역시 45명으로 사고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울산지역 기업들은 추락에 의한 사고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몰라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본보는 추락사고 예방에 나서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를 준비했다.

▲ 금호석유화학 울산수지공장은 화물차 적재함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추락 방지를 위해 안전대 걸이시설을 갖추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울산공장은 직원들에게 추락사고를 실제로 경험하도록 한다. 물론 산업현장에서 ‘진짜’ 추락하도록 하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체험교육장을 찾아 안전 장비를 갖춘 뒤 추락에 따른 충격을 느껴보도록 하고 있다.

경남안전체험교육장서 직원들 교육
산업현장의 안전벨트 중요성 배워
화물차 작업땐 안전대 걸이시설 활용
수직 사다리엔 시건장치로 출입 통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4월과 5월 총 4차례에 걸쳐 전체 직원 100여명이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안전보건공단 경남안전체험교육장을 찾도록 했다. 생산공정에서 일하는 직원 뿐 아니라 사무, 간접 지원 등의 부서 직원들도 함께 했다.

하루 4조 3교대로 운영되는 공장 특성상 교육을 받으러 가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교육조의 전·후 시간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조금씩 일을 더 하도록 해 시간을 냈다.

▲ 무림P&P는 화물차 위에서 상하차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의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대 걸이시설을 설치했다.

안전보건공단 경남안전체험교육장에선 안전대 매달리기, 사다리 작업 등이 포함된 안전시설물 체험과 입체영상을 활용한 위험요소 확인 훈련이 포함된 가상 안전체험으로 진행된다.

우선 직원들은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배웠다. 안전벨트는 허리에 둘러매는 벨트식과 어깨와 허리에 고정하는 상체식, 어깨와 허리, 다리에 고정하는 그네식이 있고, 벨트식을 착용하는게 가장 간편하다.

교육생들은 세 가지 종류의 안전벨트를 착용한 뒤 일정 높이에 매달리는 체험을 해보는데 그네식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때 충격이 가장 덜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안전벨트 없이 작업하다가 약 2m 높이에서 추락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체감했다.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인 비계 작업이 많은 공장 특성상 비계 체험도 했다. 비계 하부 바퀴 부분에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을 경우 무게 중심이 어긋나면서 전도될 수 있다는 사실도 가상 체험을 통해 경험했다.

▲ 삼성SDI는 근로자들이 허가 없이 고가 사다리에 오르내리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시건장치로 출입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

안전모를 착용할 경우 혹시모를 사고 상황에서 목숨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체험했다.

직원들은 체험교육 이후 “그네식 안전벨트를 왜 착용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위기상황을 간접 경험하면서 공장 내에서도 잠재 위험을 찾아내는 눈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코오롱인더스터리 안상욱 안전 담당 주임은 “안전교육을 체험식으로 진행하다보니 직원들의 집중도나 현장에서의 안전 준수의식도 높아진다”며 “수많은 공장이 위치한 울산에 안전체험장이 없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걸이를 사용하는 기업도 있다.

금호석유화학 울산수지공장은 직원들이 화물차 또는 탱크로리 상부에서 제품을 상·하차할 때 혹시모를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근로자 몸과 상단 부분을 연결하는 안전대 걸이시설을 설치했다. 무림P&P 역시 화물차 등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에게 이같은 안전대 걸이장치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화물차 적재함이 크게 높진 않지만 추락시 머리부분이 먼저 땅에 닿을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이같은 장치를 설치했다.

난간을 추가로 설치해 근로자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설비를 갖춘 사업장도 다수 있다.

롯데비피화학은 수직 사다리 하단부에 방호울이 없어 추락사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기존 난간대에 추가로 방호울을 설치했다.

신한중공업은 외부 사다리 작업시 근로자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질 경우 사다리 바깥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가드레일을 추가로 설치했고, 한화 온산공장은 근로자들의 접근 빈도가 낮거나 추락 위험이 적은 장소에도 추락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난간대를 설치했다.

이밖에 삼성SDI는 수직 사다리 담당자를 제외하곤 근로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별도의 시건장치를 설치해 아무나 수직사다리를 오르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대창HRSG는 둥근 형태의 용기 상부에서 작업을 할 때 추락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작업발판(비계)을 설치했다.

안전보건공단 신통원 울산지사장은 “각종 안전장치를 설치해 추락사고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근로자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키고 관리감독자들도 위험요인을 해소하는 등 안전 실행력을 갖춰야 추락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경상일보-울산 고용노동지청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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