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그 참을 수 없는 몹쓸 유혹

▲ 박금옥 개운초등학교 영양교사

세상이 펄펄 끓는다. 더워도 너무 덥다. 찜통으로 변한 공간! 몸도 마음도 지친다. 기성세대도 “더워 못살겠다”는 말을 연발하는데 아이들이야 오죽하랴! 이 때, 속까지 시원한 얼음 동동 띄운 콜라 한 모금의 유혹이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저항하기 힘든 유혹은 수면욕과 식욕이다. 그 다음에는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청량음료의 유혹이 아닐까 한다.

며칠 전 계곡으로 피서를 갔다. 저녁에 삼겹살구이를 먹고 나니 사람들이 사이다를 마시고는 시원하게 트림을 했다. 개운해보였다. ‘마셔라, 마시면 시원해진다. 피로도 풀리고 달콤하고 입안이 개운해지면서 트림까지 나오게 해주니 소화도 잘 된다’ 이런 유혹이 계속되었다. 마실까말까 망설이는 내게 동생이 결정타를 날린다. “언니! 음료수는 아무런 부작용이 없으니 밑져야 본전 아니요? 개운하게 한 잔 마셔요. 고기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지! 호호호” “예의는 무슨 얼어 죽을 예의!” 그러면서도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숨도 쉬지 않고 한 잔을 들이켰다. 남들도 그러는 것처럼 캬~아 소리를 내고 트림까지 해주었다. 입 안이 환해지면서 잠시 기분이 황홀해졌다.

설탕물에 착향료·이산화탄소 첨가한 음료
무턱대고 마셨다간 비만·성인병에 노출돼
위산분비량 많은 사람·아동은 특히 삼가야

포만감으로 배를 두드리며 언니들과 야영 텐트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화제는 건강이었다. 다들 오늘 마신 청량음료 생각이 나서 후회가 된다고 하였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 아름다운 날들이여 사랑스런 눈동자여~.’ 청량음료하면 떠오르는 CM송을 부르면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젊음을 마신 청량음료 아가씨들은 청순하고 다들 예쁜데 청량음료를 많이 마신 우리는 왜 이리 청량스럽지 못할까?” “그러게요. 우리가 완전 속았어요. 속은 우리가 바보지 누구를 탓하겠어요” “탄산음료의 진실을 영양박사님이 한 번 더 이야기 해주시죠?” 이 말에 평소 나의 식습관 행동들이 부끄러워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내 자신에게 꾸중이라도 하듯 더 강하게 답변했다.

 

“탄산음료는 설탕물에 각종 착향료와 이산화탄소를 첨가한 음료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당연히 비만이 되기 쉽고 성인병에도 노출되기 쉽겠지요. 인공탄산수는 지금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처음에는 약으로 발달한 음료수라고 해요. 코카콜라는 위험한 마취제를 대신할 물질을 찾다가 나온 탄산음료라고 합니다. 이것이 탄산음료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중독되는 이유가 아닐까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탄산수는 상쾌한 청량감을 주며 변비,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여 찾는 사람이 많지요. 그런데 위산분비량이 많은 사람이나 다이어트를 한다고 탄산수만 마시게 되면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잠시 갈증을 풀어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 외에는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나간 탄산음료는 잊고 지금부터라도 그 몹쓸 유혹을 이겨내 보도록 해요.” 초롱초롱 밤하늘별을 보며 이구동성으로 탄산음료를 안마시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물놀이를 즐긴 뒤 탄산음료를 마시고 있는 바보스런 우리를 보고 서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기로 갈수록 탄산음료 평균 섭취량이 늘고 있다. 특히 19세 이상의 경우 1주일에 1회 이상 탄산음료를 섭취하는 사람이 전체의 약 3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음료는 대표적인 고열량 저영양 식품이다. 과잉 섭취하게 되면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고,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어린이는 탄산음료 섭취를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

음료마다 표시돼 있는 영양성분 읽는 것을 습관화하여 착향료, 식용색소, 카페인의 첨가 유무를 살피고 당 함량이 낮은 제품을 고르도록 한다. 갈증을 해소하고 싶다면 탄산음료 대신 생수에 오이와 레몬을 3시간정도 담갔다가 식초와 소금을 적당량 넣어 만든 오이이온음료, 오미자차, 매실차를 권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하는 하루 물 섭취량은 2ℓ(리터), 특별한 물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보다 그냥 물이라도 충분히 마시는 게 먼저일거다. 그 참을 수 없는 짜릿함과 달콤한 몹쓸 유혹을 받아들인 자, 잠시 갈증과 통증을 잊을 것이다. 건강백세의 삶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탄산음료의 유혹을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뿌리쳐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다.

박금옥 개운초등학교 영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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