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르 개인전 사상 첫 메달, 경기 끝난 뒤 하늘 향한 포효

▲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 사브르에 출전한 김정환이 이란 모이타바 아베디니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펜싱 사브르에서 사상 첫 올림픽 남자 개인전 메달을 따낸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은 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관중석이 아닌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의 모이타바 아베디니(32)를 15대8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정환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전 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펜싱이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따낸 메달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정환은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묻자 아버지를 꼽았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못 나가게 됐을 때 아버지가 2012년 런던 대회에 나가면 된다고 위로하시다가 2009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경기 끝나고 하늘을 봤다”고 울음을 삼키며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김정환은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선 19위에 그쳤다”며 “그래서 4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주말도 없이 훈련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처음에는 메달 색에 상관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지만 4강에 진출하니 욕심이 생기더라. 그 욕심이 무리수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환은 4강전에서 패한 뒤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다. 욕심부터 버렸다. 그는 “욕심을 버리면 메달에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습처럼 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김정환은 이번 동메달의 의미를 “사막의 오아시스”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만큼 리우 대회를 준비하면서 잃은 것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런던 단체전 금메달보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얻은 이번 동메달이 더 소중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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