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식으로 업무전문성 확보하고
자기계발 투자로 개인 삶 향상하면
근무만족도·기업경쟁력 동반 상승

▲ 김진술 KT&G 영업본부 부장

최근 기업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한 구성원 근무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스마트워크제를 도입하여 예전과 다른 기업문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직원 근무만족도 향상없이 기업경쟁력 강화는 어렵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5년 OECD 사회통합지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일과 삶의 균형(5.0점)과 삶의 만족(3.3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그 동안의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낮음을 의미한다.

국내 대기업의 프랑스 전 법인장 에리크 쉬르데쥬는 <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저서에서 “한국인에게 회사 밖의 삶은 없고, 하루에 10~12시간 근무하면서 휴식은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연간 2124시간으로 OECD국가 중 3위를 차지하며 평균보다 연 354시간 더 많이 일하는데도 노동생산성은 28위로 평균의 68%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돈으로 휴식을 사는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근로시간과 업무생산성 관계를 통한 일과 개인 삶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주도의 수출드라이브 정책과 국민들의 근면성실에 힘입어 짧은 기간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고령화, 저출산과 저성장의 시대를 맞이해 개인의 욕구는 다양화되고 개인의 삶이 중시되면서 과당경쟁과 생존경쟁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 회복과 인간다운 삶을 중시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과거의 ‘성장과 일’ 중심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개인과 조직의 바람직한 역할이 있다고 본다.

첫째, 개인 삶의 질 향상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사실상 직장인들은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휴가’와 ‘자기계발을 통한 삶의 재충전(Refresh) 시간’을 갖길 원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많은 직장인들이 특정 종목의 운동을 전문가마냥 즐기고, 관심 있는 악기를 배우는가 하면, 업무분야가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에 참여하여 상호 정보교류와 새로운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필자가 잘 아는 모 대기업에 다니던 한 친구는 수년간 취미생활로 즐기던 오페라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명예퇴직한 후 ‘오페라와 리더십’을 강의하는 전문강사로서 제 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수익도 얻고 있으니 부러울 따름이다.

둘째, 진정한 스마트워크제 정착은 기업의 실질적인 의지와 실천에 달려 있다. KT&G는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회사의 버팀목이라는 신념 하에 근무연수 5년마다 3주간의 재충전(Refresh) 휴가(유급휴가 7일+연차 8일)를 제공하는가 하면,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휴가자를 대신할 전문 근무인력을 상시 운영하는 Relief요원(대체직원)을 도입해 직원들이 마음 편히 개인충전의 휴가를 즐기고 있고, 직원 연차활성화를 통한 근로시간 감소분을 신규 청년고용 확대에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은 자기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업무전문성 확보와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는 업(業)에 대한 열정과 개인역량 계발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조직의 지속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프로는 일하고 쉬는 시간을 구분할 줄 알고 일과 삶의 균형, 조화를 추구하는 사람일 것이다.

김진술 KT&G 영업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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