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심사 가이드라인 ‘풍선효과’
이자부담 커 가계부채 악화 주의

 

올해 상반기 가계, 기업 등이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35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671조6752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4조8909억원(5.5%) 늘었다.

이 통계의 비은행금융기관에는 상호금융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이 포함되고 대부업체는 들어가지 않는다

올해 1~6월 증가액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매년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상반기의 33조3943억원이 최대 증가 폭이었다. 또 작년 상반기 29조7062억과 비교하면 5조1847억원(17.5%) 늘었다.

여신액 증가액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상호저축은행이 두드러진다. 6월 말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조8905억원(10.9%) 급증했다.

종합금융회사의 여신 잔액도 11조8002억원으로 상반기에 1조1546억원(10.8%)이나 늘었다. 이밖에 신용협동조합은 4조1492억원(9.5%), 새마을금고는 6조736억원(8.1%) 각각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여신 급증세는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이자 수익을 올리려고 대출 확대에 노력한 결과다. 특히 올해 대기업 대출이 주춤한 상황에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이 많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수도권부터 시행된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을 찾는 가계가 늘어나는 이른바 ‘풍선효과’의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5월20일까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9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8조8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러나 2금융권은 은행보다 이자 부담이 큰 만큼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한 측면으로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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