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정치경제팀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의 유해물질 배출과 관련해 수사망이 전국의 발전소로 확대됐다. 이번 사건이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준 것은 이들 업체들이 바로 공기업이라는 것이다. 공기업은 일반 기업과 같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직접적인 목적은 이윤이 아니라 생산이나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공익성이 더 중시된다. 하지만 울산화력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발전소들은 친환경 소재의 거품 제거제보다 30% 가량 저렴한 유해물질 디메틸폴리실록산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발전소 측은 정부의 정확한 디메틸폴리실록산 배출 허용기준이 없어 사용해왔으며, 유해성을 인식하고 나서는 친환경 소재의 물질로 대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 공기업이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윤을 선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울산화력을 비롯한 여러 발전소들은 수십년간 유해물질을 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로부터 친환경상을 받고 녹색기업으로 선정됐다. 또한 동서발전은 지난해까지 정부의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최우수 등급을 받아 4년 연속 최우수 기관에 선정된 공기업이다. 지역의 한 경찰관은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한국동서발전에 기업문화 탐방을 간적도 있는데 참 알 수 없는 세상이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경찰에서도 탐방을 가던 공기업이 지금은 되려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장기간의 유해물질 배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울산화력이 위치한 용연어촌계 주민들은 수십년간 유해물질인 디메틸폴리실록산이 배출되는 기간에도 삶의 터전인 용연앞바다에서 조업을 실시했다. 용연어촌계 주민들로서는 앞으로는 매년 장학금 사업과 주민 단체 관광 등 복지사업을 진행한 동서발전이 뒤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했다는 사실에 더욱 실망스러울 것이다. 한 용연어촌계 관계자의 “우리 동네 주민들 중에서는 지금은 나이가 들어 돌아가신 분들도 꽤 있다. 그분들 중에서도 발전소의 유해물질 배출로 피해를 입었던 분이 있을지 누가 알겠느냐”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이우사 정치경제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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