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고…헤치고…더위를 두고 왔네

▲ 급류가 흐르는 여울을 따라 래프팅 보트를 타고 내려오니 더위가 싹 씻기는 듯 하다. 스릴 넘치는 재미에 수려한 자연 경관을 보는 기쁨까지 더했다.

유례를 찾기 힘든 무덥고 찝찝한 폭염이 한풀 꺾였다.

간간이 내린 비로 강물도 제법 불어났고 탁해졌던 빛깔도 제자리를 찾았다.
야외활동이 수월해진만큼 강과 계곡에서 즐기는 래프팅이 떠오른다.
물놀이의 최고봉으로 꼽힐 만큼 래프팅은 여름더위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래프팅(rafting)은 물살이 센 계곡이나 강물의 급류를 헤쳐 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수상레저다.
예전에는 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PVC나 고무로 만든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골짜기와 강의 급류를 타는 레포츠로 바뀌었다.
국내에는 1970년대 초 미군용 고무보트가 보급되면서 일반에 처음 소개되었다.
그러다 1981년 7월 한국탐험협회 회원들이 고무보트로 낙동강을 종단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 강과 계곡에서 즐기는 래프팅.

우리나라는 강이 많은데다 계곡의 급류지대가 많아 코스만 잘 개발하면 즐길만한 장소는 충분하다.
국내에서는 강원도가 래프팅의 메카로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이다.
인제 내린천(內麟川)과 철원 한탄강(漢灘江), 영월 동강(東江)은 해마다 마니아들이 몰려드는 래프팅 천국으로 변한다.
철원 한탄강에서 래프팅이 시작됐다면 영월 동강에서 대중화가 이뤄졌다.
이들 지역과 맞닿은 정선과 평창, 홍천 등지도 부수적인 인기를 누린다.

한강 이남으로는 경남 산청 경호강(鏡湖江)과 함양 엄천강(嚴川江). 경북 청량산(淸凉山) 등지로 동호인과 관광객들이 몰린다.
빠른 물살과 급류를 가진 경호강은 래프팅하기에 최적지로 알려지면서 국내 3대 래프팅 중 한곳으로 꼽힌다.

전남 곡성과 구례, 전북 무주, 충북 단양, 경기도 포천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해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한다.
지나친 무더위로 엄두조차 못 냈던 래프팅. 이제 네 차례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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