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넓고 큰 바위 없는 산청 경호강
코스마다 묘미 다른 인제 내린천
초보자에 적당한 코스 영월 동강

▲ 산청 경호강은 한강 이남에서는 유일하게 래프팅에 호조건을 갖춘 70리 물길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산청경호강래프팅 제공

래프팅은 스릴을 만끽하면서 더위를 날릴 수 있는 레포츠로 협동심, 인내심을 기르는 데 좋다.

여러 사람이 힘을 맞추고 조화를 이뤄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배에 8~10명씩 같은 조를 이룬 뒤 호흡을 맞춰 거친 물살을 헤쳐 나가는 대표적인 모험 레포츠이다.

래프팅의 기원은 원시인들이 타고 다녔던 뗏목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근래 들어서는 미답지를 찾아 나선 개척자들의 뗏목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다.

오늘날의 보트 형태는 제2차 세계대전의 부산물로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사용하면서 부터다.

1966~1971년 사이 북미, 특히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에서 대형 고무보트가 등장한다.

더 많은 관광객을 나르기 위해 사용한 대형 고무보트는 래프팅 붐을 불러왔고 세계 각국으로 급속히 보급됐다.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고 급류 계곡이 많은 일본에서도 1980년대부터 동호인이 크게 늘어났고 자국 코스만으로 부족하자 해외 명소로 진출해 이를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개인적으로 즐기는 동호인들만 있을 정도로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1990년대 들어 전문동호인클럽과 대학동아리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됐고 레저업체들이 래프팅을 레포츠 종목으로 개발하면서 동호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3대 래프팅 명소로는 강원도 인제 내린천과 영월 동강, 경남 산청 경호강이 손꼽힌다.

◇산청 경호강 한강 이남 래프팅 명소

산청 경호강(鏡湖江)은 강물이 거울같이 맑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강 이남에서는 유일하게 래프팅에 호조건을 갖춘 70리 물길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산청은 동쪽에 합천과 의령, 서쪽에 함양과 하동, 남쪽에 진주, 북쪽에 거창과 각각 인접해 있다.

특히 서쪽은 천왕봉을 기점으로 한 지리산맥이 남북으로 질주해 하동·함양과 경계를 이루는 등 그 주위는 대부분 준엄한 산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다.

경호강은 폭이 넓은데다 큰 바위가 없고 굽이굽이 모래톱과 잔돌들이 퇴적돼 있다.

유속은 빠른 편이지만 소용돌이치는 급류가 거의 없어 래프팅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맑은 강물에 배를 띄우고 굽이치는 물결을 따라 요동치는 배를 부여잡고 코스를 잡아나가는 래프팅은 젊은이들의 모험심을 담아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전통문화와 함께하는 안동 래프팅

경북 안동 래프팅은 풍산들 옆 마애숲 또는 병산서원(屛山書院)을 지나 하회마을, 구담습지까지 가는 코스가 운영 중이다.

전통문화 체험과 함께 사계절 풍부한 수량과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안전하고 즐거운 래프팅을 만끽할 수 있다.

낙동강의 넓은 강폭과 풍부한 수량으로 인해 다른 지역과는 달리 단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래프팅 코스다.

강바닥이 모래로 이뤄져 있어 어떤 격한 게임을 해도 안전성이 확보되어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를 덜 수 있다.

구담습지는 수달, 오리류 등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수많은 동식물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안동 래프팅은 이러한 생태습지 섬으로 상륙해보는 이벤트가 있어 빼어난 전경을 자랑하는 부용대(芙蓉臺)에도 올라볼 수가 있다.

부용대는 하회마을의 서북쪽 강 건너 광덕리 소나무숲 옆의 해발 64m 절벽으로, 정상에서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우리나라 래프팅 메카 인제·철원

강원도 인제 내린천(內麟川), 철원 한탄강(漢灘江), 영월 동강(東江)은 국내 래프팅의 메카로 인정받는 곳이다.

특히 여름철이면 래프팅 동호인과 관광객들이 패들을 저으면서 외치는 구령과 끊이지 않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계곡의 거친 물살을 헤치면서 노를 젓고 일부러 배를 뒤집어 물에 빠져보기도 하는 등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병풍같이 둘러쳐진 기기묘묘한 기암괴석과 은빛백사장, 짙푸른 산림협곡 등 천혜의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보너스도 더해진다.

내린천은 상류에서부터 궁동~하추리 6㎞, 하추리~원대교 8㎞, 원대교~고사리 7㎞로 이뤄진 코스마다 제각각 다른 급류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상류지역은 폭이 넓고 잔잔해 적응하기에 좋고 원대교~고사리 코스는 강폭이 좁고 유속이 매우 빠르며 크고 작은 급류가 계속 연결돼 있어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번지점프, 슬링샷,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내린천은 양양 복룡산에서 발원해 소계방산에서 나오는 계방천과 현리의 방태천이 합류한 뒤 40여㎞를 흘러내려 소양강 상류 합강에 이르는 계곡을 말한다.

한탄강은 요즘 수량이 적당해지면서 래프팅을 즐기기 위해 주말에 전국에서 5000여명이 넘게 찾는다.

직탕폭포~군탄교 17㎞구간 곳곳에 급류가 잘 배합돼 있고 순담계곡에서부터 이어지는 기암절벽과 협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로 불릴 만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한탄강은 국내 최초로 래프팅이 시작된 곳으로 직탕폭포~승일교, 승일교~순담, 순담~군탄교 구간이 기본코스이다.

빨라졌다 느려졌다를 반복하는 물살은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초보자들도 쉽게 래프팅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이다.

영월 동강은 유속이 빠르지 않고 하천 폭이 비교적 넓어 초보자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즐기기에 적당한 코스다.

중국 계림(桂林)에 비유할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절경이 가득한 어라연 계곡은 동강 래프팅의 최고지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진탄나루~섭새강변을 비롯한 4개 코스가 있다. 진탄나루를 출발하면 문산나루~개죽이 여울~두꺼비 바위~어라연 계곡~된꼬까리 여울~만지 등을 거치며 동강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보험 가입 확인부터…가이드 전문성도 따져야

래프팅을 싸고 재미있게 타는 법은 없을까.
국내에서는 래프팅을 즐길만한 장소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전국의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모여든다.
따라서 래프팅은 반드시 예약부터 하는 것이 필수다.

예약을 할 경우 재미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2000년 2월부터 시행중인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른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장비와 가이드의 경력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비행기와 선박도 정해진 길이 있듯이 래프팅도 길이 있다.

가이드의 전문성을 따지는 이유는 가이드들도 경험에 의해 길을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더 좋은 급류를 타면서 불쑥 나타나는 바위를 잘 피할 수 있다면 더 즐겁게 만끽할 수 있다. 방향 전환과 길 선택이 가이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가격조건도 잘 따져봐야 한다. 숙박과 래프팅을 묶으면 보다 경제적으로 즐길 수가 있다. 단 식사 질은 제각각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약을 할 때 식사비용을 포함할지 여부도 반드시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