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하와이에서 날아온 ‘새우트럭’

▲ ‘하와이 새우트럭’의 대표 메뉴인 핫새우.

‘하와이 새우트럭’은 하와이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이름이다. 버터와 마늘로 조리한 새우를 밥에 얹어 먹는 ‘하와이 새우트럭’의 새우요리는 몇해전 MBC 무한도전 팀이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한 접시에 새우와 밥을 한 번에 올려 먹기에 간편하고 맛도 일품이다. 고소하고 짭짤한 마늘소스의 풍미와 탱글탱글하게 살아있는 새우의 육질이 조화를 이루는 이 요리를 하와이가 아닌 울산에서도 맛볼 수 있다. ‘하와이 새우트럭’은 현재 전국적으로 10여 군데의 체인점이 있다. 그중 본점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간절곶점이다. ‘하와이 새우트럭’ 간절곶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우준씨를 만났다.

하와이 사는 처형 추천으로 일 시작
2년간 하와이 곳곳의 새우트럭 방문
한국인 입맛에 맞는 요리 개발하고
불새우·막국수 등 신메뉴도 만들어
하와이 맛 못잊어 서울서도 발걸음
전국 10곳에 체인…간절곶점이 본점

◇2년간 하와이 오가며 새우요리 연구

최씨는 소고기 양념갈비 제조업을 했었다. 순탄하게 굴러가던 사업이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큰 풍파를 겪었다.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고,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기 위해 경남 김해에서 소고기 뷔페 가게를 열었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큰 빚과 절망에 빠져있던 그에게 ‘하와이 새우트럭’을 추천한 사람은 하와이에 거주하는 처형이었다.

그곳 새우요리 맛에 끌려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2년 동안 하와이와 한국을 오갔다.

▲ 매콤한 양념 또는 진한 향이 배어 나는 마늘에 오동통한 새우를 볶아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하와이 새우트럭’. 고추냉이를 풀어 만든 시원한 막국수도 사이드 메뉴로 인기다.

최씨는 “2년 동안 하와이 곳곳에 있는 새우트럭을 찾아가 맛을 보고 연구했다. 하와이에 있는 새우트럭은 거의 다 가봤을 것이다. 특히 갈릭새우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트럭 중에는 지오반니가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호노스 새우트럭이 더 인기이다. 호노스에는 다른 새우 트럭에는 없는 핫새우 요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그는 하와이에서 맛본 핫새우와 갈릭새우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 메뉴를 개발했고, 핫새우에 좀 더 자극적인 맛을 더해 불새우도 만들었다. 불새우는 매운 닭발정도의 강한 매운맛이 특징인 메뉴다.

이 새우 요리들과 함께 먹을 사이드 메뉴로 막국수도 내놓고 있다. 시원한 국물에 고추냉이의 알싸함이 퍼져 식욕을 돋우고, 속을 개운하게 해준다.

▲ 2년 동안 하와이를 오가며 새우요리를 연구한 최우준씨.

◇하와이 맛 못잊어 서울서도 찾아와

최씨가 아내 김영애씨와 함께 한국에서 처음 ‘하와이 새우트럭’을 차린 곳은 울산이 아닌 경남 통영이었다. 도로가에 죽어있던 3층 건물이었는데 건물주가 6개월간 임대료 없이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그곳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지역이라 간판을 크게 걸어놓으니 저절로 가게 홍보가 됐다.

최씨는 “통영에서는 장사가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지금같은 맛이 아니었는데 손님이 많았다면 ‘하와이 새우트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통영에서 1년간 머무르다 2014년 울산으로 옮겨왔다. 지금의 본점인 울산 간절곶점이다.

최씨는 “하와이에 갔다온 사람들은 그 맛을 못 잊고 서울, 대전에서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울산에 온 지 어느덧 2년. 체인점이 부산(남포동, 송도, 청사포), 대구수성못, 통영, 제주, 울산(대왕암, 삼산) 등 10곳으로 늘었다. 이 체인점들의 지점장들은 지인이나 가족은 아니다. 모두 음식 맛에 반해 체인점 문의를 해오면서 계약이 성사됐다고 한다.

또 SNS상에서도 전국적인 맛집으로 알려져 있어 인터넷 상에서 어렵지 않게 이 가게에 대한 후기들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평일에는 비교적 한산하지만, 주말이 되면 줄 서서 기다려야만 이곳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최씨는 “주말에는 찾아오는 손님의 50%는 못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시 찾아주는 손님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체인점 번성해 많은 사람이 맛보길

지금의 맛을 내기까지 요리에 적당한 새우를 고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요리에는 염지새우를 사용하는데 소금간이 적당히 배어있어야 하고, 이 요리를 하기에 적합한 새우 크기를 대량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업체를 쉽게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현재 베트남에서 새우를 가져오는데 수급량도 한정돼 있고, 날씨 변동이나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수급이 갑자기 줄어들 수도 있다. 때문에 체인점을 많이 못 내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2년여에 걸쳐 체인점을 20~23개 정도만 더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난 체인점 덕분에 최씨는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취재 당일은 정기휴일이었는데 온 가족이 가게로 나와 재료를 손질하고 체인점들로 보낼 양념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씨는 “본점이 잘 운영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인점도 살려야 한다. 약간의 양념으로 음식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모든 양념을 일정비율에 맞춰 제조하고 포장해 각 체인점으로 보내준다”면서 “이곳을 확장해 운영하는 것보다 체인점을 여러 개 둬 많은 사람이 어렵지 않게 우리 새우를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사진=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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