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울산형 성장생태계 육성하자

▲ 울산 제조업이 성장의 한계를 보이면서 울산형 제조업 육성을 위한 성장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사진은 석유화학단지 전경.

2017년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울산이 조선산업 침체에 이은 2018년 석유화학산업 위기론 등 주력 제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경제의 대·내외적 환경들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성장 동력도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주역인 울산 지역경제도 성장이 둔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이 시급해지고 있는 것이다.

울산이 최근 주력산업을 보강할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더불어 도시의 질적인 발전을 도모할 분야별 정책방안 마련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다.

울산의 발전전략에는 국내외 주요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무엇보다 현 실정을 면밀히 분석, 실효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울산시 정책연구기관인 울산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울산의 성장잠재력을 조명하고, 산업과 도시, 환경, 문화·복지·관광 등 분야별 현황과 발전전략을 진단해본다.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998년 40조4000억원(2010년 기준년가격)에서 2014년 70조원으로 지난 16년 동안 약 30조원(연평균 3.5%)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GRDP는 2579만원에서 6110만원으로 연평균 5.5% 증가했다.

그러나 전국 산업생산에서 울산 GRDP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5.9%에서 2014년 4.9%로 1.0%P 오히려 감소했다.

울산 지역경제의 성장률도 최근 들어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경제활동별 성장률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실질 GRDP 성장률은 2005년 4.8%에 달했으나 2014년에는 1.5%의 성장률을 기록, 전국 평균 3.3%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1998~2002년 사이 8.9%의 성장세를 보였던 제조업이 최근 2008~2014년 사이에는 2.2%의 성장률을 보여 크게 위축됐고, 서비스업의 성장률도 크게 떨어졌다.

이는 비단 울산 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조선산업 이어 유화산업 위기론까지
주력 제조업, 성장의 한계에 직면
신성장동력 창출과 질적 발전 시급

울산창조경제협의회 기능 강화하고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 이끌어내
산·학·연 연계로 원천기술 손실 막고
응용기술·사업화까지 원스톱 지원을

◇미래 먹거리 경쟁 생존-혁신역량 제고가 과제

울산은 국가 산업정책의 변화에 맞춰 2000년대 초부터 시작한 지역산업진흥사업을 시작으로, ‘2020 울산산업경제비전’(2012년), ‘지역산업발전계획’(2014년), ‘2030 울산산업 기술로드맵’(2015년)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산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지역 주력기간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융합소재, 전지, 에너지 등의 산업들이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ICT 융합 기반기술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적극적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와 함께 3D 프린팅이 지역특화산업이자 지역전략산업으로 선정됐고,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전지차가 지역전략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게놈프로젝트와 연계한 바이오메디컬, 수소에너지, 전지, 드론 등도 신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들 산업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목말라 하는 지자체간 경쟁으로 을산만의 온전한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과거 울산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산업수도로 성장해왔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더욱이 울산은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핵심거점으로 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국가산업단지의 혁신역량도 쇠퇴하고 있어 경쟁력 제고가 더욱 절실하다.

혁신역량은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개발할 수 있는 국가 또는 지역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역량은 한 국가나 지역의 기술개발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황진호 울산발전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장은 “울산은 UNIST, 울산대학교, 울산테크노파크 등을 중심으로 지역 혁신자원 간의 네트워크로 혁신생태계가 구축돼 연구개발과 산업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존 국가기간산업 중심의 연구개발 활동과 혁신자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창의성, 지식융합, 창업활동 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산업·기술 융합화를 통한 상생의 산업생태계 구축

실제 울산의 연구개발 조직, 연구인력 규모, 연구개발투자액, 특허출원·등록 현황 등은 타 지역과 비교하면 취약한 부분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고 다양한 산업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신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산업의 융합화와 이를 위한 개방, 연계, 협력, 상생의 지역산업생태계 구축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황 실장은 “산업과 기술 간의 융합화가 타 산업과의 연계·협력을 근간으로 개방적인 혁신활동을 통해 기존의 산업경계를 허물면서 신산업을 창출하는 등 산업활동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며 “산업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상호작용해 상생하는 산업생태계의 활성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 주력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지역산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운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울산창조경제협의회’가 지역 혁신거버넌스이자 ‘산업 민관협의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고, 가능한 정책 결정 권한과 책임을 일부 위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이끌어 내고 연구개발 활동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지역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협력체계가 절실하다. 산·학·연 연계를 강화해 원천기술 손실을 최소화하고 응용기술·사업화까지 원스톱 지원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아이디어 발굴 및 비즈니스모델 수립 단계부터 거버넌스 기능을 강화하고, 대학과 지역거점연구센터의 학·연 협력을 통해 기초·원천기술 확보와 고급연구인력 양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황 실장은 강조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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