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휴가에서 돌아와 조업을 개시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현대자동차는 17일 6시간 파업을 했고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 등 그룹내 조선 3사는 17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6년 단체교섭 승리와 구조조정에 맞서 공동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것도 이날 하루의 파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임단협을 타결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들은 회사가 세계적 조선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겨우 올해 2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것을 이유로 내세워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사와 구조조정이 근로자들에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는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가 2년여동안 적자에 허덕이다가 겨우 비용절감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흑자로 전환할 여력이 생긴 시점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흑자 운운하며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어불성설이다.

현대자동차도 회사가 제시한 임협제시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파업을 시작했다.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9번째 파업이다. 임금 등에 대한 노사의 견해차는 없을 수 없다. 노조의 제시안에 대해 회사가 제시안을 내놓은 것은 협상의 시작이다. 회사 제시안에 대한 불만을 무조건 파업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간격을 좁혀나가는 것이 노사가 할일이다. 현대차는 적자를 내고 있지는 않지만 내수와 해외수출에서 모두 뒷걸음질을 하고 있어 내부 개혁이 어느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형 변화에 대한 대비도 시급한 상황이다.

노사협상은 회사에서 노사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통해 해야 하는 일이다. 파업 강행을 예고하면서 협상타결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더구나 지금은 이들 대기업들의 경기침체로 인해 협력업체와 소상공인 등 지역사회가 겪고 있는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진정성을 갖고 협상테이블로 돌아가야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