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간절곶 ‘포켓몬고 특수’로 후끈
정보통신기술 혁신 가까워졌음 의미
성장동력 상실한 울산의 신산업되길

▲ 김창식 디지털뉴스팀장

‘대한민국 산업수도’라 일컫는 울산의 경제기상도는 벌써 6년째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조선, 정유석유화학, 자동차 등 3대 주력산업이 성장한계에 다다르면서 생산과 수출, 고용감소, 가계소득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도 지역 양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은 좀체 수그러들 기미없이 파업의 파고만 높아지고 있다.

‘수주절벽’으로 일감고갈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그룹의 분사와 희망퇴직, 자산매각 등 혹독한 구조조정과 맞선 조선3사 노조의 파업. 신흥시장의 수요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6.0%로 추락한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한 9번째 파업에 허리 휘는 협력업체들의 생산차질과 수익성 악화 등등. 유래없는 폭염보다 울산산업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더 무서운 여름이다

그런데 최근 울산 간절곶발 ‘포켓몬GO 열풍’이 시계제로의 울산산업에 한줄기 서광을 비추고 있다. 포켓몬GO는 현실 거리를 걸으면서 포켓몬을 잡는 증강현실(AR) 이용 스마트폰 게임이다. 일본지역 공식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 22일 간절곶 일대에서도 포켓몬GO가 실행되면서 평일은 하루 수백여명, 주말·휴일은 수천여명의 게이머들이 간절곶을 찾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수 있는 새천년 명소 간절곶은 하루아침에 게이머들의 천국인 ‘포켓몬 특구’로 변했다. 울산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포켓몬GO 서비스 지원 상황실’을 가동, 와이파이존 설치, 휴대전화 무료 충전기, 가림막, 고래바다여행선 운항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는 포켓몬GO 특수가 지역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구체적 실천방안 등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울산이 포켓몬GO를 대처하는 시각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포켓몬GO는 단순한 게임의 유희를 넘어서 정보통신기술(ICT)이 가져올 경제·사회의 큰 변화와 혁신이 우리의 ‘생활’속에 훌쩍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간절곶에 상륙한 ‘포켓몬GO’를 단순한 게임을 넘어 신산업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분석·접근할 필요가 있다. 변변한 지식정보산업 없이 제조업 한길만 내달려온 울산의 미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도 하다.

주력 제조업은 중국의 기술경쟁력 확보와 일본과의 기술력 격차로 ‘신 넛크래커(nut-cracker)’ 위기에 처한 울산. 울산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려면 4차 산업혁명의 대열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된다. 세계 경제는 이미 거대한 혁신경쟁속에 ICT 기반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증상현실·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놓고 생사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인간의 지각, 추론, 학습 능력 등을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구현하는 AI 세계 시장은 2017년 195조9000억원 규모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수집 및 교환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세계시장은 오는 2020년 1378조3200억원,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오는 2026년 102조895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시장은 오는 2020년 17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 50년 전통 제조업 육성에 매몰돼 미래 성장동력을 상실한 울산으로선 신산업 육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신산업 육성은 IT기반이 필수적이다. IT기반 없는 제4차 산업혁명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울산이 주력산업 4차 산업혁명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미래 50년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행정·기업과 지도자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때다. goodgo@ksilbo.co.kr

김창식 디지털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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