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와 공산 반군이 4년여 만에 평화협상을 재개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공산 반군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50여 년간 지속한 내전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지 관심을 끈다.

양측은 오는 22∼26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평화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20일 전했다.

공산 반군이 필리핀 내 평화협상 반대세력의 감시와 방해를 우려해 회담 장소로 노르웨이를 요구했다.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은 2012년 말 한시 휴전에 합의하고 평화협상을 벌이다가 반군 측이 정부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문제 삼아 2013년 초 휴전 합의를 철회한 이후 처음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평화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04년 체포한 필리핀 공산당의 베니토 티암손 총재와 윌마 티암손 사무총장을 19일 가석방했다. 공산 반군은 이에 화답해 오는 21일부터 1주일간 휴전을 선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공산 반군과의 휴전을 선언했다가 반군이 휴전 동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5일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양측이 이번에 재개하는 평화협상에서 휴전 연장과 내전 종식 방안을 논의하겠지만, 반군 측이 정부 측에 구금 중인 반군 500여 명의 석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필리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공산 반군의 무장투쟁으로 지금까지 정부군과 반군, 주민 등 3만∼4만 명이 숨졌다. 1980년대 2만6천여 명에 달했던 공산 반군은 현재 4천여 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필리핀 경찰청 앞에서 공산당 지지자들이 모든 정치범 석방, 정부와 공산 반군의 평화협상 요구 시위를 벌이는 모습[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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