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도 압도적인 기량…전인미답 '트리플-트리플' 달성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를 위한 무대였다.

그가 브라질 리우 땅을 밟은 7월 2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리우는 '볼트 열풍'에 휩싸였다.

브라질 빈민촌 파벨라의 아이들을 훈련장으로 초대하고, 브라질 민속 춤 삼바를 추며 '예고편'을 방영한 볼트는 본 무대에서 전인미답의 올림픽 육상 단거리 3연속 3관왕을 달성하며 화답했다.

볼트 덕에 리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렇게 화려한 무대를 마친 볼트는 이제 전설이 되어 올림픽과 작별했다.

볼트는 리우올림픽 개막 전 AP통신의 영상 서비스 APTN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트리플 트리플(올림픽 3개 대회 연속 3관왕)'을 이야기한다"며 "당연히 나도 그 기록을 의식한다. 부담되지만 상당한 동기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모두 석권한 볼트는 3관왕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리우에 도착했다.

모두가 볼트의 3관왕을 예상하면서도 '혹시'라는 단서를 달았다.

최근 잦아진 부상과 30대에 접어든 나이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리우올림픽 최고 스타 플레이어라는 수식어도 부담될 수 있었다.

하지만 볼트는 축제를 즐겼다.

볼트는 "올림픽은 올림픽만의 분위기가 있다. 런던에서 많은 대회를 치렀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또 다른 기분을 느꼈다"며 "두 차례 올림픽에서 많은 팬이 나를 응원해주셨다. 이번에도 그런 감동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리우에서도 볼트를 향한 열광적인 응원이 쏟아졌다.

볼트는 예선과 준결승까지는 여유 있는 익살로, 결승전에서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리우올림픽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15일 열린 100m 결승에서는 50m 지점까지 중위권에 처졌다가 특유의 막판 스퍼트로 모든 경쟁자를 따돌렸다. 기록은 9초81. 볼트 자신이 보유한 세계 기록(9초58)과는 차이가 있지만, 볼트는 '최고 스프린터'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19일 200m 결승전에서는 트랙이 비에 젖은 상황에서도 초반부터 전력 질주했다. 볼트는 19초78을 기록했다. 결승전에 나선 선수 중 19초대 기록을 세운 선수는 볼트뿐이었다.

20일 400m 계주 결승에서도 볼트는 화려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그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터라, 여운은 더 길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육상은 지독한 '약물 스캔들'에 시달렸다. 러시아 육상 선수 전원이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고, 케냐 육상경기연맹도 도핑 스캔들에 휩싸였다.

볼트는 누구보다 자주 도핑 테스트를 받는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휩싸이지 않았다. 그래서 볼트의 가치가 더 치솟았다.

'깨끗한 볼트'는 마지막 올림픽에서도 번개처럼 달렸다.

그가 약속한 '불멸의 기록'을 완성하고, 미련없이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의 마지막 인사는 무척 강렬했다. 볼트는 그렇게 전설이 됐다.' 연합뉴스

▲ (리우데자네이루 AP=연합뉴스) 우사인 볼트가 19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트랙에 입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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