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중학교가 이번 2학기에 일제히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 중학교 1학년생들이 대상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사이에 한 학기를 택해 운영된다.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전면실시됐으나 울산에서는 지난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학교가 1학교에 불과했다. 따라서 62개 중학교가 이번 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셈이다.

자유학기제는 지필고사 대신 토론과 실습 등 학생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진로체험 활동을 하도록 한 뒤 과제수행 능력과 특기·적성 등을 생활기록부에 담는 제도다. 일반 교과 수업은 오전에만 하고 오후에는 진로탐색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한다. 특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진로탐색활동이다. 장래 직업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래 희망 직업이 정해지면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 지도 결정되므로 인생의 중요한 향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울산시교육청은 그동안 자유학기제를 위해 진로체험처를 1300여개나 확보해놓았다. 각종 직업의 회사 방문은 물론이고 3D프린팅 체험이나 현대자동차 현장체험 등 울산에서만 가능한 진로체험도 있다. 학생들의 진로체험이 성과를 거두려면 지역사회의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실상 학생들을 위한 체험수업을 충실히 해줄만큼 인적자원이나 환경이 충분치 않다. 때문에 시간 때우기에 급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교육청이 1300여개나 되는 체험처를 마련해놓았다고 하지만 이들 중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나갈 즈음엔 소멸될 직업도 없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역사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직업에 대해 동영상 등을 통해 체험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하는 이유이다. 진로를 결정하기 보다 직업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를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자유학기제는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