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정 남창중학교 교사

리우 올림픽의 신기록 경신에 질세라 2016년 여름의 날씨는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처서가 지나도 그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 개학이 임박하여 “뉴스에서 그러던데, 우리 학교도 개학이 미뤄지나요? 초딩은 9월1일인데….” “우리 학교도 당연히 단축 수업하죠? 해용~♡” 등등의 귀여운 문자를 받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바라는 특별한 사건은 없이 연간학사계획대로 개학을 하고 일과를 진행했다.

중학교 2학기 개학날은 학년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학년은 중학교 과정에서 시험이 없는 유일한 학기인 ‘자유학기’가 시작되기에 아무런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개학을 즐기는 분위기이지만, 3학년은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학기이고 고입선발고사라는 큰 시험이 있기에 왠지 무거운 분위기다. 중간 학년인 2학년은 이제는 진짜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는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이번 학기가 아니면 더 이상 놀 기회가 없다고 들썩거리며 더없이 발랄해진 분위기가 섞여 묘한 기운이 흐른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시작하는 1학년들은 자신의 꿈과 끼를 개발하고 자신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겠다는 선언을 하고, 6개월 후 달라진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봉인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자유학기제의 첫걸음을 디뎠다. 선생님들은 자유학기를 운영하기 위해 지난 7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주제선택, 진로활동 운영에 관한 기초설문조사를 통하여 의견을 수집했고, 반 개설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2학기가 시작되면 바로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또한 방학기간 중에는 ‘진수성찬(울산 자유학기제 브랜드 : 진로탐색, 수업개선, 성취평가를 성찰하여 행복 교육을 지향한다.) 자유학기제 연수’에 참여하여 자유학기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다양한 수업개선을 통해 학생 중심 참여수업 방법을 연구했고, 교육과정도 재구성하고 그에 준하는 수업지도안도 준비했다. 공식적 평가가 없는 학기이므로 치밀하게 계획하고 수업을 준비하지 않으면 학생과 교사 모두가 만족하는 수업이 될 수 없기에 다른 학기의 어떠한 수업보다 철저하게 계획하고 변수를 예상해서 준비해야만 한다.

오늘은 ㄷ자 모둠으로 앉아 방학 때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만다라트’를 이용해서 표현하는 활동을 했다. 생활 속의 글쓰기 단원과 말하기, 듣기 영역에 관련된 내용을 교과서 지문으로 접근하기보다 학생들의 경험과 관련지어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방학을 떠올리며 칸을 채워 넣는다고 분주했고, 말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는 가운데로 나와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 하고, 듣는 아이들은 중간 중간 질문도 하고 추임새도 넣으면서 깔깔거렸다. 2학기 내내 이 웃음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신나는 2학기 시작. 아자!

장소정 남창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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