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선수들이 보여준

생생한 감동의 메시지 거울삼아

올 한해 계획 잘 마무리 지어야

▲ 유화숙 울산대 의류학과 교수
2016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느 해 여름보다도 더웠던 올 여름,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국민들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잠시 더위를 잊게 하기도 했고 어떤 경기는 의외의 결과로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도 이제는 추억과 역사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게 되었다.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들이 그렇지만, 특히 올림픽은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그 어떤 경기보다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하며 큰 감동을 주어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곤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칭찬으로 충분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격려와 위안이 필요한 학생들도 보게 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졸업을 해도 취업이 어렵고 졸업 후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아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면서 효과적인 독려거리를 찾곤 한다. 이럴 때 올림픽은 더 없이 좋은 소재가 된다.

이 번 올림픽에서도 감동적이고 훌륭한 장면들과 큰 울림을 갖는 메시지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할 수 있다’ ‘여기서 끝난다고 해도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연습 더 많이 한 팀 있으면 메달을 돌려주겠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할 수 있다’는 펜싱 에페에서 박상영 선수가 9대1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휴식시간에 한 혼잣말이었다. 이길 가능성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되뇌인 이 말은 지금 그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그 누구도 믿지 않았던 승리, 어쩌면 본인 스스로도 그 상황을 승리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를 격려하고 믿으려 했던 그의 용기와 의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그 말은 사실이 되었다.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우리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에서 이대훈 선수는 요르단 선수에게 패했다. 이 패배는 그에게 상당히 큰 좌절을 안겨줄만한 것이었다. 이 패배로 인해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목표가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그는 상대선수의 손을 들어주면서 승리를 축하해주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대훈 선수는 “어릴 때는 경기에 지면 슬퍼하기에 바빴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속으로는 아쉬웠지만 상대를 존중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하였다. 또한, “여기서 끝난다고 해도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졌다고 기죽어 있고 싶지는 않다”라고 하였다. 우린 때때로 충분히 노력한 것 같은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그 결과가 지금까지 쌓아온 많은 것을 마무리 지을 만큼 중요하다면 크게 낙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것이 끝이 아니며, 한 번의 실패가 인생 전체의 실패도 아니다. 그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마지막으로 ‘우리보다 열심히 한 팀이 있으면 메달을 돌려주겠다’는 말은 문형철 양궁 총감독이 한 말이다. 그 만큼 열심히 훈련을 했다는 뜻 일게다. 결국 노력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

곧 9월이다. 학교는 2학기가 시작되고 한 해의 대략 4분의 3이 지났으니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기이다. 올 해 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잘 안 되었거나 계획한 일이 지지부진해 기운을 잃고 있다면 다시 한 번 힘을 내보자. 올림픽 선수들이 가르쳐 준, 그리고 몸소 보여준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교훈을 거울삼아 다시 해 보자. 활자로 보던 교훈이 아닌 현장에서 실천해서 입증해 주었으니 그 메시지는 참으로 신뢰할 만하지 않은가. 이러한 생생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선물해 준 모든 올림픽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박수를 보낸다.

유화숙 울산대 의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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