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전국 초·중·고 학교에 식중독 관련 비상이 걸렸다. 개학 후 부산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급식 후 집단 식중독 의심 사고가 연일 일어나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동구 한 여고에서 학생 60여 명이 급식 후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학교에서 처음 식중독 증세가 일어난 것은 지난 19일 오후. 1학년 학생에게서 설사와 복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23일 오전까지 1학년 40여 명을 비롯해 2학년 14명 등 모두 60여 명의 학생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였다.

보건당국은 식중독 원인균 규명을 위해 학생, 영양사, 조리사 등을 상대로 채혈과 도말검사 등을 하는 한편 남은 음식, 정수기 물 등의 가검물을 채취해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최근 폭염으로 에어컨을 가동하더라도 조리실 내부 온도가 55도까지 치솟아 음식이 부패했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북 봉화에서도 19일부터 22일까지 중·고교생 10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곳의 중·고교는 같은 식당에서 학교급식을 하고 공동식수를 이용한다. 학교 측은 추가 피해를 막고자 단체 급식을 중단하고 보건당국과 원인 규명을 벌이고 있다.

22일 오후에는 서울 은평구에 있는 중·고등학교 5곳에서 400여 명의 학생이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전국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의심 증세는 폭염으로 조리실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식자재 보관 과정에 문제가 발생해 일어난 것이 아닌지 추정하고 있다”며 “조리실 내부 온도가 한낮에는 50도 이상 올라가고 밤에도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당일 조리할 식자재도 반드시 냉장 보관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